“마카롱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는데...” 거짓 컴플레인에 시달린 가게들

2018-05-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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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로 '거짓 컴플레인'을 넣고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가 나왔다.

마카롱 가게마다 무작위로 '거짓 컴플레인'을 넣고 보상을 챙긴 사람 이야기가 SNS를 통해 알려졌다. 마카롱 업체 관계자들은 크게 분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2일 서울에서 마카롱 가게를 운영하는 박 모(28) 씨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아는 분께 (이곳) 마카롱을 선물 받았다. 안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내용이었다. 발신인은 본인 신원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 씨는 발신인 A씨에게 상품 재발송을 제안했다. 그는 박 씨 제안을 거절했다. 박 씨는 "이런 일이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라며 반성의 의미를 담은 글을 게재했다.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박 씨가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박 씨가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이후 박 씨는 다른 업주로부터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제야 박 씨는 자신이 '거짓 컴플레인'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박 씨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겪은 피해를 폭로하는 글을 썼다.

이후 몇몇 마카롱 가게 업주들이 "동일 인물에게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업주들은 자신이 연락을 받은 전화번호를 대조해 동일 인물이 해당 메시지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업주들이 받은 메시지 캡처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업주들이 받은 메시지 캡처

인천에서 마카롱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33) 씨는 A씨에게 환불금 5만 원과 백화점 상품권 10만 원어치를 보냈다. 김 씨는 위키트리에 "이상한 점이 많다고 느꼈지만 괜히 A씨 기분을 상하게 할까 두려웠다"라고 말했다.

이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모든 정황을 파악한 김 씨는 경찰에 A씨를 신고했다. 김 씨는 경찰에게 "업체 측에서 먼저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사기죄로 볼 수 없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김 씨는 "이 일을 겪고 나서 큰 상처를 받았다. 이제는 다른 예약이 들어와도 사기일까 걱정부터 하게 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파주에서 마카롱을 파는 안 모(29) 씨는 위키트리에 "(연락을 받고) 우리 마카롱을 당신에게 선물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말에 그냥 넘어갔다"라며 "SNS를 통해 우리와 같은 피해를 본 업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털어놓았다.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G 업체 대표의 카톡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G 업체 대표의 카톡

남양주에서 마카롱 사업을 하는 장 모(29) 씨는 위키트리에 "A씨가 마카롱을 서른 개 선물 받았다고 하더라. 나는 최근에 마카롱을 서른 개씩이나 판 기억이 없어 뭔가 이상했다"라고 말했다. 장 씨는 "A씨가 악의라도 품을까 두려워 원하는 대로 환불을 해줬다. 6만 원을 계좌로 입금했다"라고 설명했다.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A 업체 대표 카카오톡 화면
동의를 받고 게재합니다 / A 업체 대표 카카오톡 화면

김해에서 마카롱 매장을 운영하는 홍 모(21) 씨도 카카오톡으로 '거짓 컴플레인'을 받았다. 홍 씨는 A씨에게 택배로 마카롱을 다시 보내줬다. A씨는 고맙다며 마카롱 인증 사진까지 보내왔다.

사건의 경위를 알게 된 홍 씨는 위키트리에 "나는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처벌을 원한다"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24일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을 통해 피해 사실을 주장한 업체는 수십여 곳에 달한다. 몇몇 업주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위키트리는 `거짓 컴플레인` 메시지가 온 번호를 알아내 인터뷰를 시도했다. 메시지 발신인 A씨는 위키트리에 "그걸 왜 기사화하려는 거냐"라며 "나는 사과하고 환불해준다고 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나는 지금도 욕을 먹고 있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라며 "기사를 쓰면 신고하겠다"라고 항의했다.

본문과 관계 없는 이미지 / 셔터스톡
본문과 관계 없는 이미지 /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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