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제 차를 발로 차고 간 사람을 잡았는데...” (반전후기)

2018-05-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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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범인을 잡아 제대로 갚아주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주차된 차를 발로 차고 간 범인을 잡았다는 한 네티즌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주차된 제 차를 어떤 놈이 발로 까고 갔어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차 시동을 걸어보니 주차충격이 평소와 다르게 여러 건 녹화돼 있더라"라며 "블랙박스를 확인해보니 어린 아이와 같이 걸어가던 한 남자가 갑자기 제 차를 후드려 깠다"라고 썼다.

글쓴이는 블랙박스 영상에 나온 사진을 들고 주변 동네를 탐색하다가 편의점에 들렀다고 했다. 편의점 사장은 사진 속 얼굴을 알아보며 "매일 아이와 6시에 사발면 먹으러 온다"라고 전했다. 의외로 빨리 범인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 글쓴이는 "조만간 경찰과 대동해 귓방망이 쳐드리러 가겠다"라고 의기양양하게 글을 마무리했다.

23일 오전 글쓴이는 2차로 글을 올려 자세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가격된 부위를 살펴봤는데 딱히 파손되었다 할 만한 부분은 없다"라며 "파손 부위가 없거나 적다해도 처벌 가능한지 민원센터와 파출소에 알아보니 고의로 한 것은 접수나 처벌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썼다.

그는 "편의점 사장이 결정적 제보를 해준 덕에 조금 수월히 신상확보가 될 듯하다"라며 "편의점 사장님께 제 번호를 주고 왔다"라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글쓴이는 범인을 잡아 제대로 갚아주겠다는 투지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글에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글쓴이는 이날 오후 범인을 잡았다는 최종 후기를 올렸다. 그는 "집앞 공원놀이터에서 찾았다. 어제 입은 복장과 똑같더라"라고 썼다.

글쓴이는 범인에게 호통을 치며 자신의 차를 발로 찼는지 여부를 물었다. 그 사이 범인과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형님 무슨 일이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글쓴이는 "가만 보니 (두 사람 다) 말투가 이상했다. 정신지체가 있어 보였다"라고 썼다.

글쓴이는 "기본적인 의사소통 다 되는데 애들 둘이 바짝 졸아서 자기네는 26살이고 어쩌구 (말했다)"라며 "오줌 쌀 듯이 졸아서 눈도 못 마주치더라"라고 설명했다.

결국 글쓴이는 부모님 전화번호를 받고 따끔하게 말로 혼낸 뒤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두 사람을 돌려보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동네 아이들까지 친구라는 말에 그는 두 사람에게 아이스크림 14개를 사줬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훈훈한 결말에 해당 글쓴이 글은 조회수가 폭증했다. 마지막 후기 글은 수 시간 만에 조회수 2만 건 이상을 넘어섰다.

이용자들은 댓글로 "복 받으실 거다", "제 애도 발달장애다. 눈물이 난다"라며 글쓴이 행동을 칭찬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