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에 '대만' 새겼다가...중국인들에게 집단 폭행당한 영국 남성

2018-05-2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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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은 캄보디아에 방문했다가 중국인들과 시비가 붙었다.

내용과 관계없는 사진 / 셔터스톡
내용과 관계없는 사진 / 셔터스톡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대만'(臺灣)이란 한자 문신을 이마에 새긴 영국 남성이 캄보디아를 방문했다가 현지 중국인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대만 연합보 등이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에 거주 중인 영국인 폴 파렐(32)은 지난 27일 밤 휴가차 간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의 한 술집에서 현지 근로자로 보이는 중국인들과 시비가 붙었다.

이마에 '대만' 한자 문신을 새기고 있던 그가 술집에서 주문을 마치고 모자를 벗자마자 근처에 앉아있던 중국인들이 그의 문신을 보고 항의해온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파렐에게 중국어로 "대만은 중국"이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는 이에 맞서 "대만은 대만"이라고 응수했다.

그러자 중국인들이 파렐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최소 10명의 중국인이 폭행을 가하며 그에게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인정할 것을 강요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파렐이 결국 중국인들이 원하는 대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말한 뒤에야 폭행은 끝났다. 치아 2개가 부러지고 온몸이 멍과 상처 투성이가 된 후였다.

파렐이 현지 경찰에 신고했는지, 폭행한 중국인들이 붙잡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앞으로 모자를 절대 벗지 않겠다"며 술에 취해 이마에 문신한 것을 후회했다. 그는 현재까지 문신제거 수술을 4번 받았지만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14년 전 대만으로 이주해 가오슝(高雄)에서 작은 바를 운영하며 7년 전 대만 여성과도 결혼한 그는 지난해 10월 술을 마신 뒤 문신가게에 들러 자신의 이마와 턱에 대만이란 글자와 대만독립을 상징하는 깃발을 새겼다.

술이 깬 다음 날 후회가 밀려들어 곧바로 문신제거를 위해 다른 문신가게를 찾아야 했다. 다른 문신가게의 타투이스트가 그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파렐은 대만에서 일약 '유명 인사'가 됐다.

대만 네티즌들은 외국인에게 이런 문신을 시술한 타투이스트에게 비난을 쏟아냈고, 현지 언론들은 그가 대만을 너무 사랑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전했다.

그의 부인은 대만 원주민 학살사건인 2·28 사태 당시 조부를 행방불명으로 잃었다. 결혼 후 파렐은 대만독립을 열렬히 지지하는 외국인으로 대만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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