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데이터·로밍 요금 인하 '불꽃경쟁'

2018-05-3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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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4만원대 데이터무제한 요금제 출격…SKT·LGU+ 무한경쟁 돌입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데이터와 로밍 요금을 잇따라 인하하면서 경쟁이 격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출혈경쟁이 불가피 해 보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통신비가 인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KT는 서울 광화문에서 데이터·로밍 요금 개편 기자간담회를 열고 부가세를 포함한 월 4만원대부터 시작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요금제는 이용자의 사용 패턴에 따라 3종으로 간소화시켜서 출시한 것이 특징이다.

우선 부가세를 포함해 월 4만9000원인 '데이터 온 톡' 요금제는 SNS, 웹서핑을 중심으로 모바일을 이용하는 이용자를 겨냥했다. 기본 데이터 3GB를 제공하고, 이를 초과하면 최대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KT 신규 데이터 요금제. 사진/KT
KT 신규 데이터 요금제. 사진/KT

다만, 속도 제한을 1Mbps로 줄였기 때문에 고화질의 영상, 사진 등을 볼 때 이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이에 대해 "속도 제한이 있지만 추가 요금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며 "20%할인 되는 선택 약정을 하면 최저 3만원대에도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튜브 기준으로 SD급 영상을 보는데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KT에 따르면 최근 단말기를 새로 구매할 때 선택약정 이용 비중이 70% 가까이 차지한다.

'데이터 온 비디오' 요금제는 고화질 영상을 즐기는 다량 데이터 이용자를 겨냥해 월정액 6만9000원에 기본 데이터를 100GB제공한다. 기본 제공량(100GB)를 초과하면 최대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데이터 온 프리미엄' 요금제는 월정액 8만9000원에 데이터 제공량 및 속도제어가 전혀 없는 '완전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이 3종의 요금제는 선택약정 할인을 이용하면 각각 매월 3만6750원(톡), 5만1750원(비디오), 6만6750원(프리미엄)을 부담하면 된다.

이 부사장은 "이용자의 데이터 이용 행태에 따라 구간을 단순화했다"며 "고객 중에 30% 이상은 웹서핑, 카카오톡 등을 주로 이용하고, 다른 30~40% 이용자는 음악과 영상을 즐긴다. 또 나머지 10~20% 이용자는 단말기 보험도 포함되면 좋고, 세컨드 기기를 마음대로 쓰고 싶어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3개로 분류한 요금제면 데이터 트랜드에 부합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온 요금제는 무료 부가서비스 혜택도 제공한다. 3가지 요금제 모두 실시간 채널 100여개와 VOD 18만편(무료 6만7000편)을 매일 2GB 전용 데이터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매월 6600원 상당의 올레 tv 데일리팩을 제공한다. 프리미엄∙비디오 요금제는 KT 멤버십 VIP등급을 부여하고 여기에 더해 프리미엄 요금제는 단말보험(포인트 차감), 세컨드 디바이스 이용요금 무료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KT는 저가 요금 이용자들을 위한 'LTE베이직' 요금제도 출시했다. LTE베이직은 월 3만3000원에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 제공하고 매월 1GB의 데이터에 '밀당(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하거나 다음달 데이터를 당겨 쓰기)'도 제공한다. 이는 데이터선택 32.8(월정액 3만2800원)에 비해 데이터를 3.3배 제공하는 셈이다. LTE베이직 요금제는 선택약정 할인을 이용할 경우 월 2만원대(2만4750원)에 이용 가능하며 패밀리박스, Y데이터박스를 통해 KT 가입자끼리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사진/KT
사진/KT

앞서 KT보다 완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 곳은 LG유플러스다. 지난 2월 월 8만8000원에 '속도·용량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완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업계 처음으로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이 요금제로 가입자 유치 효과를 봤다. 올해 1분기 비슷한 가격대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이 지난해 4분기 대비 9배 늘었다.

현재 SK텔레콤은 유사한 요금제 출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얼마전까지 SK텔레콤은 가입자당 여유 주파수가 3사 가운데 가장 적어 완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태도를 유지했지만 두 경쟁사가 모두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신규 데이터 로밍 요금제.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신규 데이터 로밍 요금제. 사진/LG유플러스

이통3사는 로밍 요금에도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KT는 미국, 중국, 일본 등 3개 국가에서 이용하는 해외 통화 요금을 국내 음성통화 요금 수준인 1초당 1.98원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과거 이들 세 나라에서 현지 및 국내로 전화할 경우 10분에 5500~2만4000원 가량 요금이 나왔다면, 이번 개편으로 같은 시간 1200원만 부담하면 된다. 95% 저렴해진 셈이다.

3개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러시아는 다음달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 적용하고, 하반기내에 아시아 전역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내년까지 전세계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T가 음성통화에 특화한 요금제를 선보였다면 LG유플러스는 데이터에 주안점을 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8일 국내 최초로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는 중국, 일본, 미국 등 37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으로 모바일 데이터와 테더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데이터 용량은 물론 속도 제한(QoS)까지 없는 해외 로밍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테더링을 지원해 가족 중 1명만 가입해도 로밍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하도록 했다.

지난 2월 SK텔레콤은 데이터 로밍 요금을 87.5% 인하했다. 기존 1MB 당 4506원(패킷당 2.2원)에서 563원(패킷당 0.275원)으로 내렸다. 일 데이터 상한도 2만2000원에서 5000원으로 낮췄다. 5000원 상한은 약 9MB의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SK텔레콤은 데이터 초과 이후에는 추가 과금 없이 200kbps 이하 속도로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음성 로밍 서비스에 초당 과금 체계를 적용했고, 하루 무료통화 3분을 무료로 제공한다. 통화 30분까지는 1만원까지만 과금한다.

home 정문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