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붕괴 건물 식당 주인 “평일에 무너졌으면 손님 100명 다칠 뻔”

2018-06-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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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에서 온 게 5월 10일이었다. 그 후에 답이 없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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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용산역 부근 4층짜리 상가 건물이 갑자기 붕괴한 사고와 관련, 해당 건물 1층과 2층에서 식당을 하던 세입자가 피해를 하소연했다.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식당 주인은 현장 상황을 보고 "참혹하다.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어버렸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사고가 난 3일은 일요일이라 쉬는 날이었지만 만약 평일이었다면 더 큰 인명피해가 날 수 있었다며 그는 "그 시간대는 (손님이) 거의 한 100명 정도 있다"라고 말했다.

식당 주인은 한숨을 쉬며 "진짜 어이가 없다"라며 "힘들게 버텨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마저도 이제 없다. 하루 벌고 하루 먹고 살았는데"라고 호소했다. 또 "생각해보니까 한 달 동안 손님들이 먹었던 장부들이 다 저 안에 있다. 맨날 10명, 20명 막 이렇게 오는 사람들 다 밥해 주고서 돈 하나도 못 받았다. 이거는 누구한테 따지냐"라며 답답해 했다.

김현정 앵커가 "평소에도 (붕괴) 조짐을 느꼈냐"고 묻자 식당 주인은 "벽이 갈라진 양쪽이 배불뚝이가 되면서 살짝 갈라지고 그런 건 있었다"라고 답했다. 그는 "(같은 건물 옆집) 칼국수집 쪽으로는 비가 오면 안쪽까지 물이 들어온다고 그러더라"라고 덧붙였다.

식당 주인은 벽 균열 현상 때문에 구청에도 연락했지만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청에서 출동한 게 5월 10일이었다"라며 "그 이후에 답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1966년도에 지어진 건물로, 근방에는 큰 신축 건물 공사 현장이 있었다고 알려졌다. 카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벽채가 배불뚝이가 됐다는 건 건물이 비틀어졌다는 얘기"라며 "지반 침하가 생기니까 기둥이나 보 이런 것들 사이에 균열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힘의 균형 상태가 무너져서 주저앉은 걸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해당 건물은 지난 3일 오후 12시 35분쯤 순식간에 붕괴했다. 붕괴와 동시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불꽃이 치솟았고, 주변에 있던 자동차 4대도 함께 파손됐다. 당시 건물 안에는 4층에 살던 세입자 이모(68) 씨가 있어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은 4일 오전부터 붕괴 이유를 찾기 위해 현장 합동 감식에 들어갔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