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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9명이 숨졌다. 이 참사가 발생한 후 약 한 달 뒤인 지난 1월 26일에는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나 49명이 사망했다. 

두 참사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소방차 진입에 큰 방해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이 차량들이 불법 주차했다는 사실을 지자체나 경찰이 뒤늦게 알았다는 점이다. 불법 주차 시점과 단속-조치 시점에 차이가 있으면, 위와 같은 사고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쉽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불법 주정차' 여부를 실시간으로 단속 직원에게 웹과 스마트폰 화면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벤처기업 '알트에이(대표 이태우)'가 서울 서대문구청이 발주한 관련 사업에 입찰 돼, 서대문구청 길거리에 설치한 '스마트 안전 비콘 불법 주정차ver' 시스템이다. 


 불법 주차하면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온다

'스마트 안전 비콘 불법 주정차ver'(이하 시스템)이 긴급차량 통행로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을 단속하는 방식은 기존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시스템 한 세트는 CCTV, 스피커, 로고젝터로 이뤄져 있다. 

서울시 서대문구 경기대로에 설치된 시스템. 왼쪽부터 차례로 스피커, CCTV, 로고젝터다. / 서용원 기자


특정 차량이 주·정차 금지 구역에 약 30초간 머물면, CCTV가 차량임을 인식한 뒤, CCTV 옆에 부착된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흘러 나온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으로 차량인지 아닌지를 분간해내는 능력을 시스템은 지니고 있다.   

"귀하께서 주차하고 있는 이곳은 소방도로 확보 등을 위한 긴급 통행로 주정차 금지 구역입니다. 위반 시에는 즉시 단속 또는 견인 조치됨을 알려드리니 통행로 확보에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야간에는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CCTV 옆에 설치된 로고젝터가 빛을 바닥에 투영해 경고한다. 

시스템 야간 기능. 야간에는 방송이 아닌 불빛을 이용한다. / ALT-A Inc (알트에이) 제공


방송이나 빛 발사 같은 즉각적 조치 외에, 해당 위반 사항은 서대문구청 담당 직원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달된다. 특정 차량이 경고를 받고도 조치를 했는지 안했는지, 얼마 동안 주차를 했었는지 등이 전달된다. 

주·정차가 지속되면 구청 직원이 해당 차량이 머문 시간을 확인해 합당한 조치를 취한다.

구청 직원이 보는 웹 화면. 평상시에는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 이하 ALT-A Inc (알트에이) 제공

불법 주·정차 차량이 있을 시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스마트 안전 비콘 불법 주정차ver 설명 영상 / ALT-A Inc (알트에이) 제공


◈ "불법 주·정차 차량이 확실히 줄었어요"

시스템은 서대문구 관내 긴급차량 통행로 53곳에 설치돼 있다. 소방차량 진입이 어려운 65개 골목길을 시스템 도입 후보지로 선정한 뒤, 이중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다"는 민원 신고 건수가 많은 53개 지역을 최종 선정했다. 

시스템 정상 구동은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시스템 설치 이후 불법 주정차 민원이 확실히 줄었다. 우리가 현장 검증을 하기 위해 차량을 일부러 시스템 설치 지역에 주차하면 주민들이 나서서 '거기 주차하면 안 돼요. 구청에서 보고 있어요'라고 알려주기도 한다"라고 했다.

관계자는 "시스템 도입 초기보다 현재는 감지 건수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불법 주정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서대문구 통일로 37 나길 49 인근에 설치된 시스템 / 이하 서용원 기자

서대문구 통일로 37 나길 49 인근에 설치된 시스템

서대문구 문화촌길 23 인근에 설치된 시스템

서대문구 통일로 370 인근에 설치된 시스템

서대문구 경기대로 40 (충현동자치회관) 인근에 설치된 시스템

서대문구 통일로에 사는 주민 배득주(52) 씨에 따르면, 시스템 설치 이전에 통일로 골목에 불법 주·정차하는 차량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불법 주차 차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한다. 

새로운 시스템을 아는 주민들은 더 이상 해당 장소에 주차하지 않는다. 다른 동네에서 온 사람들도 잘못 주정차를 했다가 '경고 방송'을 듣고 차를 이동시킨다고 한다. 

서대문구 홍제원에서 공인중개사 일을 하는 조화자(73) 씨는 "구청에서 시스템을 설치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불법 주차 차량 때문에 내가 맨날 민원을 넣었다"며 "시스템이 설치되고 나서는 그럴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통일로 370 긴급차량 통행로. 일반 차량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홍제원 6길에 설치된 시스템


◈ "최종 목적은 교통안전"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53개 설치에 예산 2억 1000만 원이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비용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관계자는 "주민 안전을 위한 일인데 비용을 따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대형 참사 이후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안전불감증'이다. 사고는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이다. 새 시스템이 도입된 지역은 단속이 정확하고 빨라졌다는 게 지금까지 평가다. 

시스템을 개발한 알트에이 이태우 대표는 "현재 시스템 설치를 위해 총 4개 단체와 협의 중"이라며 "이 시스템이 전국 모든 긴급차량 통행로에 설치되는 날이 오면 소방 차량이 진입하지 못해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얘기는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키워드 알트에이,스마트안전비콘,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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