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학대로 숨진 5살 아이 글 "스스로 잘 할 테니 용서해주세요"

2018-06-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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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체중을 재고 히라가나 쓰는 것을 연습했다.

일본에서 부모 학대로 숨진 5살 아이 후나토 유아(船戸結愛)가 노트에 쓴 글이 뒤늦게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일본 매체 NHK는 경찰이 도쿄 메구로에 있는 후나토 집을 압수수색해 숨진 아이가 매일 연필로 쓴 노트를 발견했다. 매체에 따르면 후나토 유아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체중을 재고 히라가나 쓰는 것을 연습했다.

아이는 노트에 "이제 아빠와 엄마가 말해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할테니 용서해주세요"라며 "정말 더 이상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게요. 지금까지 매일 해온 것처럼 바보같이 놀기만 하지 않겠어요"라고 적었다.

후나토 유아는 아버지에게 "너무 뚱뚱하다"라고 야단 맞은 후 매일 노트에 체중을 기록하면서 한 끼에 수프 한 잔 또는 밥 반공기와 된장국 정도만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아는 발견됐을 때 체중이 겨우 12kg 정도로, 또래 평균보다 7kg 정도 덜 나가는 영양실조 상태였다. 또 발바닥에는 동상이 있었는데 지난 겨울 장시간 베란다나 난방이 되지 않는 방에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유아는 지난 3월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버지 후나토 유다이(33)는 목욕 중 말을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아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아는 후나토 유다이 친딸이 아니라 어머니 유리(25)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의붓딸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는 혐의를 인정하며 "학대가 발각될까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도쿄 경시청은 이미 상해죄로 기소된 유다이와 어머니 유리를 보호책임유기혐의로 다시 체포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