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망명하고 싶다” 차량 몰고 미국 대사관 돌진한 여가부 서기관 (영상)

2018-06-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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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윤 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유튜브, KBS News

한 공무원이 차량을 몰고 미국 대사관으로 돌진해 경찰에 입건됐다. "미국에 망명하고 싶다"고 횡설수설했던 그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당시 귀신에 씌었다"라고 진술해 범행 의도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22분쯤 여성가족부 소속 공무원 윤모 서기관(47)이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주한 미국대사관 정문을 차로 들이받아 붙잡혔다.

KBS 뉴스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한 승용차가 광화문 앞 도로에서 갑자기 오른쪽으로 틀어 대사관 정문으로 돌진한다. 주변에 있던 경찰들이 모두 놀라 차량 주위를 에워싼다.

TV조선이 입수한 다른 각도 블랙박스를 보면 갑자기 승용차가 달려와 철문을 그대로 들이받는다. 주변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있어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유튜브, 뉴스TVCHOSUN

운전자 윤 씨는 차에서 내린 직후 미국대사관을 향해 "헬프 미"를 외치고 "미국에 망명하고 싶다"는 등 말을 쏟아냈다. 음주 측정 결과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조수석에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 법률자문 변호사로 알려진 노모 씨가 동승하고 있었다. 그는 가벼운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윤 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다. 그는 체포될 당시 "미국에 망명하고 싶었다. 북한 스파이로 오인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유튜브, K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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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그는 경찰조사에서 "당시 제정신이 아니었고 귀신에 씌었다. 미국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들어가 망명신청을 하면 미국에 갈 수 있겠다는 망상이 생겨서 그렇게 했다"라고 진술했다.

윤 씨는 이전에 두 차례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고 지난 8월 미국 연수 후보자로 선정된 후 최근 영어공부를 하면서 증상이 재발했다고 진술했다. 재발한 증상 때문에 토플시험을 보던 중 두통으로 시험도 포기했고 지난 3일간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는 것이 경찰 설명이다.

윤 씨는 이날 오전 출근해 근무하고 오후에 반차 휴가를 냈다고 했다. 사고 4시간 전 오후 3시 18분쯤 그는 페이스북에 "저 전향했습니다. 저 이제 자본주의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튜브, JT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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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에 따르면 윤 씨는 1999년 7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온 후 최근 5년 간 병가를 낸 기록이 거의 없으며 북한 관련 업무도 맡은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동승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와 이동 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가족과 직장동료를 상대로 정신병력을 확인하고 관계기관에 진료내용 등을 조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전모의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