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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향미 시 '깡' / 천향미

    • • “깡이 있어야 푸드득 날제”
    (추천글)<시와 인생>


      / 천향미


    해운대 백사장에 
    갈매기 무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슬그머니 다가가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데
    새우깡 파는 할머니 파도 같은 넉살로
    -아따, 깡이 있어야 푸드득 날제
    밉지 않은 너스레로 내 손에 들려준 
    새우깡 봉지 속
    한 평생 깡으로 살아온 
    그녀 닮은 등 굽은 새우들
    과자봉지 속에서 바스락거리고 있다.
    새우 한 마리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갈매기 무리 지어 몰려온다.
    겁 없이 손목에 앉아 발톱으로
    깡을 모르고 살던 여자의 손끝 
    쪼아댄다.
    무엇이 이처럼 급박하게 했을까
    내 머리 위에는
    깡이 끌고 가는 
    날개 달린 것들의 저녁이 분주하다.


    ● 천향미 시인
    경북 의성 출생. 2007년 계간 《서시》 등단. 2011년 한국문학방송 신춘문예 당선. (사)윤동주선양회·해운대문인협회·부산시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시집으로는 『바다빛에 물들기』 『깡이 있어야 날제』 등이 있음. 귀천문학상, 부산시인협회상(작품상) 등 수상 

    ■  해설 및 감상    
      깡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시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벼랑 끝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깡 덕분이다. 깡은 본전의 가장 밑바닥이다. 새우깡을 먹겠다고 겁 없이 달려들어 여자의 손끝을 쪼아대는 갈매기를 보라. 깡을 끌고 가는 것은 날개 달린 것들이다. 작지만 꼬깃꼬깃 접어 가슴 한 쪽에 품었던 희망 한 점, 내가 나를 이기게 한 것도 깡이므로 겉으로는 안하무인처럼 보이지만, 아는가? 슬픔의 긴 터널을 건너온 것이 깡이라는 것을. 깡은 침묵의 무늬이거나 입이 없다. 깡은 외롭다. 아무것도 없을 때 부모 잃은 아이처럼 깡은 홀로 남겨진다. 그러다가 들키면 깡은 순해진다. 말랑말랑한 저녁이 되어 내게 돌아와 운다.  / 김은자

    ● 김은자 시인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와 한국문학방송 신춘문예 당선. 재외동포문학상(시) 대상, 미주동포문학상, 윤동주문학상(해외동포), 해외풀꽃시인상 수상. 한국문학방송 편집위원. 저서로 시집 『외발노루의 춤』 『붉은 작업실』, 산문집 『슬픔은 발끝부터 물들어 온다』 『비대칭으로 말하기』, 시선집 『청춘, 그 포스트모더니즘』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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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재동 poet@hanmail.net
    연세대 행정대학원 졸업. 시인. 수필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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