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꽁꽁 싸맨 채…”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 관람한 사우디 여성들

2018-06-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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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복장을 한 러시아 여성들과 대조를 이루며 이슬람 사회의 여성인권 문제가 재조명받기도 했다.

이하 모스크바 =로이터 뉴스1
이하 모스크바 =로이터 뉴스1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을 관람하는 사우디 여성들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15일 자정(한국시각)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개막전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 관중석에선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 모습이 포착돼 주목받았다.

사우디 여성들은 이슬람식 두건과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경기를 관람했다. 자유로운 복장을 한 러시아 여성들과 대조를 이루며 이슬람 사회의 여성인권 문제가 재조명받기도 했다.

사우디 여성들이 월드컵 경기를 직접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을 허용했다. 비록 베일을 쓰고 경기를 관람했지만, 사우디 여성들에게는 이마저도 개혁의 결과인 셈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그간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손꼽혔다. 축구는 물론이고, 여성의 스포츠 관람 자체를 엄격히 금지했었다.

변화는 차기 국왕으로 꼽히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32) 왕세자로부터 시작됐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온건 이슬람 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개혁을 시작했다.

지난 4월에는 35년만에 다시 상업 영화 관람을 허용했으며, 지난 5일에는 최초로 여성에게 운전면허증을 발급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