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은 비일비재” 항공사 승무원들이 털어놓은 고충 (영상)

2018-06-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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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타면 승무원들과 손님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경우가 꽤 있다”

국내 항공사 승무원들이 근무 중 겪은 고충에 대해 털어놨다.

지난 11일 유튜브 '닷페이스' 채널에는 "'저희는 마냥 서비스의 노예가 아니거든요' 할 말 많은 승무원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브, 닷페이스 .FACE

영상에는 아시아나항공 24년 차, 15년 차 승무원과 대한항공 15년 차 승무원, 카타르 항공 7년 차 승무원이 출연했다. 일부 승무원들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 가면을 쓰고 인터뷰에 응했다.

아시아나항공 24년 차 승무원인 권수정 씨는 "여승무원한테 요구되는 건 남승무원에 비해 훨씬 많다"며 "메이크업, 손톱, 머리 등 제한이 많다"고 말했다.

아시아나 항공 15년 차 현직 승무원은 "남자 승무원들 같은 경우는 흰머리가 나와도 오케이인데, 여승무원은 무조건 염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승무원은 "저희는 여승무원들은 절대 안경 못 쓴다"며 불편한 근무환경을 꼬집었다.

권수정 씨는 기내에서 겪는 성희롱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면 승무원들과 손님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경우가 꽤 있다. 후배 얘긴데, 치마를 입고 있으니까 건너편에서 (손님이) 그냥 말 한마디 안 하고 손으로 다리를 벌려보라는 제스처를 했다더라. '다리 벌려 봐라. 보겠다' 이런 식의 성희롱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권수정 씨는 활동하기 불편한 승무원 유니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지 유니폼은 어쩔 수 없이 만든 거다. 그러다 보니 기장들이 입는 남자 바지를 그냥 나눠줬다. 개인이 다 줄여서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에 있는 다른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은 "예전에 멋모르고 바지 신청하러 갔다가 사무실에 불려갔다"며 치마 유니폼을 강요하는 회사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카타르항공에서 일했던 승무원은 "저희 회사의 경우에는 일할 때 불편하다면서 저희 몸에 맞게 일일이 맞춰주신다. (국내 항공사 얘기를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