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전협정 변경” 첫 시사…'평화체제' 논의 한층 가시화

2018-06-1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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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트럼프, 北비핵화 대가로 '정전협정 바꾸겠다' 약속 / 이하 연합뉴스
폼페이오 "트럼프, 北비핵화 대가로 '정전협정 바꾸겠다' 약속 / 이하 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정전협정'의 변경 가능성을 처음으로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어느덧 65년의 세월이 지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 조치로 꼽힌다.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對北) 체제보장이라는 '빅딜'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북미협상의 미국측 '실무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북한 비핵화의 대가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정전협정을 확실히 바꾸겠다는 것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필요로 하는 안전 보장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더이상의 구체적 언급을 피했지만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차원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북미 정상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채택한 공동성명에 담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건설 노력'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국으로서는 기존의 '종전선언'에 이어 대북 체제보장 카드의 수위를 한 단계 높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실제로 종전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종전선언이 한국전쟁 종료를 공식화하고 한반도 평화체제의 첫발을 내딛는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면, 평화협정은 항구적인 평화체제로 이어지는 보다 구속력 있는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

미국 상원의 비준을 거쳐 '협정'(Treaty)의 지위를 얻게 되면, 미 행정부가 바뀌더라도 쉽게 번복하기 어려워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성과물을 의회 차원에서 입법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큰 틀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전협정 변경' 언급은 평화체제 완성의 프로세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종전선언으로 첫발을 떼고 기존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수순을 거쳐 종착역에 해당하는 북미 수교로 이어지는 밑그림을 구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정상
북미 정상

백악관 측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전협정 변경' 발언을 확인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정전협정 전환) 약속을 했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느냐. 정확히 무슨 의미냐. 한반도의 주한미군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분명히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사실이라고) 확인하며,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는 국무부나 국방부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과정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마무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12 북미정상회담을 뒷받침하는 후속 협상이 전반적인 비핵화-평화체제 논의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막바지 수순까지 접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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