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추억' 명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 탄생 비화

2018-06-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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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를 두고 해석을 하게 되는데 다들 어떻게 해석하셨는지”

이하 JTBC '방구석1열'
이하 JTBC '방구석1열'

봉준호 감독 영화 '살인의 추억' 명대사를 둘러싼 탄생 비화가 전해졌다.

지난 15일 JTBC '방구석1열'에서 윤종신 씨는 '살인의 추억' 명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가 배우 송강호 씨의 역대급 애드리브라고 소개했다.

윤종신 씨는 극중 '조용구' 역을 맡은 배우 김뢰하 씨에게 "현장에서는 어떤 느낌이었나"라고 물었다. 김뢰하 씨는 "추워 죽겠는데 봉준호 감독하고 송강호 씨가 한 쪽으로 가더니 뭔 얘기를 막 하더라. 둘이 속닥속닥 거리면서"라고 말했다.

김뢰하 씨는 "그때 예가 서너가지가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밥은 먹고 다니냐'였다. 송강호 씨가 낸 거"라고 전했다.

윤종신 씨는 "이 대사를 두고 해석을 하게 되는데 다들 어떻게 해석하셨는지"라고 물었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송강호 씨는 아마 '너 같은 인간도 밥을 먹느냐' 이런 뜻으로 이야기를 하신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경미 감독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범인을 오래 동안 쫓는 형사의 입장에서는 가해자의 입장을 생각하다보면 연민이라든지 해서는 안 될 감정이 생기는 순간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굉장히 인간적인"이라고 했다.

장성규 JTBC 아나운서도 "저도 약간 연민 쪽으로 받아들였던 게 그 앞 대사가 눈 마주치고 있다가 '(니가 범인인지) 모르겠다'였다"라고 말했다.

윤종신 씨는 "저는 이수정 선생님하고 똑같은 생각"이라며 "'밥을 먹는다'는 건 일상적인 행동이지않나. '넌 밥도 안 먹지?', '남들과 다른 이상한 사람이지?'라는 의미로 느껴지긴 하더라"라고 밝혔다.

변영주 감독은 "이 영화가 외국에서 상영될 때 '밥은 먹고 다니냐' 자막이 'Did you get up early in the morning?'(너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냐?) 였다. 이수정, 윤종신 씨 두 분이 말씀하신 뉘앙스가 감독의 의도겠죠. 하지만 그 부분은 제가 연출자라도 어떤 뉘앙스를 강하게 주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송강호 씨 애드리브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김뢰하 씨는 "봉준호 감독님한테 좀 미안한데 기억나는 재미있는 장면은 다 애드리브가 아닐까 싶다. '여기가 콩밭이냐?', '강간의 왕국이야?' 이후 날라차기하는 장면도 송강호 씨의 애드리브였다"고 말했다.

김뢰하 씨는 "그 장면은 김상경 씨가 진짜 맞은 거였다"며 "그 이후로 꽤 오랫동안 두 분이 어색했다"며 웃었다.

'살인의 추억'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로 2003년 개봉했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