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입에 달린 한국롯데 운명…일본 주총 불참시 경영권 예측 불가

2018-06-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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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롯데 경영권 분쟁' 방어 위해 보석 허가 신청 “수습할 기회를 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부에 보석 허가를 요청하면서 허가 여부에 따라 그룹의 운명이 바뀔수도 있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그동안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정점에 이르면서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설득해 경영권을 빼앗아갈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오는 29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안건으로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과 자신의 이사 선임 안건을 직접 주주 제안 안건으로 제출했다.

앞서 발생한 4차례 경영권 분쟁에서는 신 회장이 우세했지만 재계는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했다. 롯데 창립 70년만에 총수 부재 속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보석 신청 결과에 따라 신 회장과 롯데의 운명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21일 법원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의 변호인은 지난 20일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도망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신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법정 구속되자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피고인에 대한 해임 안건을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제안했다"며 "신동주 측이 일본 주주들을 설득 중인데 피고인은 구속상태라 그런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 때마다 일본으로 건너가 이사회와 주주를 직접 만나 설득했다. 지난해 4월 출국금지가 풀린 이후에도 수차례 일본을 찾기도 했다.

또 변호인은 "재판부가 이 이슈를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희에게는 심각한 문제"라며 "만일 피고인이 해임되는 경우 개인적인 문제를 떠나 한국 롯데 입장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 회장도 재판장이 발언 기회를 주자 "해임안이 상정되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데 현장에서 직접 구두로 해명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총에 꼭 참석하고 싶다"며 석방을 요청했다.

이어 "만약 어렵다면 국내에서 전화로라도 제 입장을 꼭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싶다"며 "주총 외에도 회사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부디 수습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호소를 하면서 까지 보석을 신청하는 이유는 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4%에 불과한 반면 신동주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는 단일 최대주주 광윤사(光潤社)의 대표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27.8%의 지지로 롯데의 경영을 이끌 수 있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주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지지를 보내온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재계는 내다봤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수차례 경영권 위기에서 직접 설득으로 자리를 지켜온 상황에서 부재 중에 열리는 주총이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오는 25일 열리는 항소심 5차 공판에서도 보석 허가를 법원에 호소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home 정은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