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야구장에서 이용자 8% 다쳐…대부분이 '음주 야구' 때문

2018-06-2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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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에서 야구공에 맞는 사고가 가장 많았다.

스크린야구(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스크린야구(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실내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야구장이 연인과 직장인이 즐겨 찾는 장소로 새롭게 뜨고 있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클 뿐 아니라 화재에도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3∼4월 전국 스크린야구장 30곳 안전실태조사와 이용경험자 500명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용자의 7.8%(39명)가 스크린야구장 이용 중 안전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사고유형(중복응답)으로는 타석에서 야구공에 맞는 경우가 41.0%(16명)로 가장 많았으며 스크린야구장 내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짐(13명, 33.3%), 타석 외 공간에서 야구공에 맞음(11명, 28.2%), 안전 철조망 등에 찔려 상처를 입음(7명, 17.9%) 등으로 조사됐다.

상해 증상(중복응답)은 주로 타박상(29명, 74.4%)이었으나 찢어지거나 베이는 등 피부 및 피하조직 손상(14명, 35.9%), 근육·뼈·인대 손상(7명, 17.9%), 뇌진탕(2명, 5.1%) 등도 있었다.

안전사고 피해자 중 41.0%는 음주 상태에서 야구를 하다가 사고를 당했으며 43.6%는 사고 당시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크린야구장은 날아오는 공 속도가 평균 시속 68㎞이고 최대 시속 130㎞에 달해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음주 상태로 이용하게 될 경우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

이런데도 조사대상 스크린야구장 30곳 가운데 한 곳을 뺀 29곳(96.7%)에서 보호장비 없이 타석에 들어서더라도 이용을 막지 않았다.

이용자가 보호장비를 착용하려 해도 헬멧은 절반 이상(16개소, 53.3%)의 업소에서 사이즈 조절이 안 되거나 파손돼 사용이 어려웠다.

특히 30곳 모두 주류를 판매하고 있었고, 이 중 28곳(93.3%)에서 음주자의 타석 이용이 허용됐다.

스크린야구장은 화재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1곳(36.7%)에서 실내 대기석 흡연이 가능했으나 소방시설 점검 결과 7곳(23.3%)에는 게임 룸 내에 소화기를 비치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미설치 업소는 11곳(36.7%), 비상조명등 및 휴대용 비상조명등을 설치하지 않은 업소는 18곳(60.0%)으로 집계됐다.

비상구는 30개 업체 중 26곳(86.7%)에 설치돼 있었으나, 8곳(30.8%)에서는 비상구가 잠겨있거나 물건이 쌓여있어 비상시 긴급대피가 어려웠다.

소비자원은 "현재 스크린야구장은 관련 안전기준 자체가 없어 시설관리가 미흡하고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안전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스크린야구장 이용 소비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계 부처에 안전관리기준 마련과 배상보험가입 의무화 등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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