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고마웠어요” 당사자들이 밝힌 '경복궁역 펜스룰' 전말

2018-06-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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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판에 올라왔던 원 글은 22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네이트판
네이트판

온라인을 들끓게 만들었던 '경복궁 펜스룰' 사건에 당사자들이 등장해 입장을 밝혔다.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경복궁역 사고, 미투'라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자신을 20대 초반 여자 대학생이라고 밝혔다. 작성자는 지난 14일 한 20대 여성이 경복궁역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넘어진 여성이 고통이 심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고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 와중 한 할머니가 넘어진 여성을 부축해 지하철 승강장 앞 의자에 앉혔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힘이 없는 할머니가 넘어진 여성을 눕혀주기 힘들어 주변 남학생에게 도와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부탁을 받은 남학생이 "나 남잔데 어떻게 해? 미투 당할까봐"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스스로 역시 "만약 제가 저 여자분을 도왔다가 세탁비를 요구하거나 도둑으로 몰릴까봐 보고만 있었던 것은 맞다"라고 적었다. 작성자는 글 말미에 "펜스룰 같은 이야기는 인터넷에서만 하는 말인 줄 알았다. 다른 여자들을 도와주다가 몸에 손이 닿아 성추행범이 될까봐 돕지 못하는 상황이 씁쓸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21일 중앙일보는 '"미투 당할까봐" 역에서 쓰러진 여성 방치한 '펜스룰''이라는 기사를 냈다. 도와주고 고소를 당할까봐 주저한 당시 남학생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펜스룰은 미국 48대 부통령 마이크 펜스(Mike Pence·59)가 "아내가 아닌 여성과 식사하는 등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데에서 비롯한 단어다. 한국에서는 최근 '미투' 운동에 남성들이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어 행동으로 쓰이고 있다. 여성 신체에 손을 대지 않는 등 행동이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해당 사건 당사자들이 중앙일보 페이스북에 직접 댓글을 달아 해명했다. 사건 당시 넘어진 여성을 도왔다고 주장한 한 남성은 "신고해주고 구급대원 올 때까지 옆에 있어드렸다. 구급대원이 온 후에 지하철을 타고 갔다"라고 적었다. 이 남성 댓글에 다시 넘어졌던 여성이 직접 "남학생이 신고해주고 구급대원분들 오셔서 병원갈 때까지 같이 있어줬던 것이 기억난다. 왜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건지 모르겠지만 그때 고마웠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하 중앙일보 페이스북
이하 중앙일보 페이스북

현장에 있던 당사자들이 직접 이 사건 전말을 밝히자 중앙일보 측은 '경복궁역 사고 미투'의 전말이라는 후속 기사를 냈다.

네이트 판에 올라왔던 원 글은 22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home 조영훈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