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렸을 까” 호주 오지의 거인 형상 20년 미스터리

2018-06-2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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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남부 오지의 고원에 그려진 키 4㎞가 넘는 거인의 윤곽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호주 남부 오지의 고원에 그려진 키 4㎞가 넘는 거인의 윤곽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거인의 모습이 상공을 날던 헬기의 조종사에게 처음 발견된 지 26일로 20년이 됐지만 누가, 어떤 이유로 그렸는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첫 발견자 '트레버 라이트'
첫 발견자 '트레버 라이트'

26일 호주 ABC 방송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호주 유명 기업인인 딕 스미스는 이번 주 초 이 그림의 기원에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천 호주달러(약 42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스미스는 "어떻게 20년 동안이나 비밀로 유지될 수 있을까"라며 이 형상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역 이름을 따 '마리 맨'(Marree Man)으로 불리는 거인 형상은 남호주주(州) 주도 애들레이드에서 북쪽으로 약 700㎞ 떨어진 사막지대에서 발견됐다.

키는 4.2㎞, 팔다리와 몸통, 머리 등 전체 윤곽은 길이만 28㎞에 이르며, 깊이는 35㎝로 파여 공중에서 관찰이 가능하다.

지역 주민들은 거인의 모습이 왼손에 작은 사냥용 막대기를 든 원주민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서적을 낸 필 터너는 BBC 방송에 "창작자는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전문가임이 확실하다"며 이들이 GPS(위성항법시스템) 기술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GPS 기술이 초창기였던 상황에서 특히 혼자서 한 작업이라면 엄청난 공을 들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미스터리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여러 설이 나오고 있다.

이 거인의 형상을 세상에 처음 공개한 조종사 트레버 라이트는 우연히 목격했다고 했지만, 당시 지역 언론이나 단체 등에는 팩스로 마리 맨의 존재가 제보되기도 했다.

특히 팩스가 미국식 철자나 계측 단위가 쓰인 점을 볼 때 미국인 예술가들이 한 일로 추정됐다. 또 미국기와 오륜기를 보여주는 명판 또한 현장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이들 단서가 교묘하게 오인하게 하고 있다며 지역 예술인 혹은 호주군인들이 한 일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현지 아라바나(Arabana) 원주민들은 거인 형상의 존재가 처음 알려졌을 때는 때 신성모독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으나 결국 지역의 상징물로 받아들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형상이 점점 희미해지자 지역민들은 2016년 장비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서적 '더 레드 센터'(The Red Centre). 작가 Hedley Herbert Finlayson
서적 '더 레드 센터'(The Red Centre). 작가 Hedley Herbert Finlay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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