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승리했지만 박지성은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클로징 멘트)

2018-06-2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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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재 아나운서는 “그 벽이 뭘까요?”라고 물었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이 끝난 뒤 한국 축구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는 박지성 SBS 축구 해설위원 / SBS '러시아 월드컵'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이 끝난 뒤 한국 축구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는 박지성 SBS 축구 해설위원 / SBS '러시아 월드컵'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계 최강' 독일 대표팀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박지성 SBS 축구 해설위원은 마냥 기뻐하지 않았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독일전이 끝난 직후 열변을 토하면서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해 쓴소리를 했다. 당시 발언은 독일전 중계 '클로징 멘트'였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7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에서 독일에 2-0으로 승리했다. 피파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거둔 '뜻밖의 승리'였다.

이때 박지성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 미래를 위한 의미심장한 멘트를 해 눈길을 끌었다.

배성재 SBS 아나운서는 "지난 멕시코전에서 그라운드 선수들보다는 그 뒤에 있는 시스템을 비판했던 박지성 해설위원님, 어떤 이야기를 더 하고 싶으신지요?"라고 물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과연 우리가 지금 이 틀을 깨지 못하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틀을 어떻게 해서라도, 누구의 희생을 감수하면서라도 그 틀을 깨고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기반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말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걸려 있는, 우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벽을 허물 필요가 있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그 벽이 뭘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지성 해설위원은 "그 벽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축구협회랑 관계 그런 많은 이해관계들이 섞여 있거든요"라며 "한국 축구가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더 성장해서 세계 축구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의 희생은 그 나중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했다.

박지성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가 나눈 클로징 멘트 전문이다.

배성재 아나운서 : 축구협회에 소속된 유소년 본부장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멕시코전에서 그라운드의 선수들보다는 그 뒤에 있는 시스템을 비판했던 박지성 해설위원님. 어떤 이야기를 더 하고 싶으신지요?

박지성 해설위원 :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과연 우리가 지금 이 틀을 깨지 못하고 갈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틀을 어떻게 해서라도, 누구의 희생을 감수하면서라도 그 틀을 깨고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기반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지금까지 무엇을 바꾸겠다고 하면서 팬들에게는 바꿨다라고 보여주지만, 그것이 정말 미래의 한국 축구를 위한 길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걸려 있는, 우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벽을 허물 필요가 있겠습니다.

배성재 아나운서 : 그 벽이 뭘까요?

박지성 해설위원 : 그 벽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지금은 단지 많은 사람들이 축구협회를 비난하지만 축구협회도 당연히 비난받을 것은 비난받고, 거기를 고쳐나가야 될 것이고, 축구협회랑 관계 그런 많은 이해관계들이 섞여 있거든요.

그 이해관계들이 섞여 있는 곳에서 자신들은 희생하지 않고 자신들 것만 찾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런 사람들 역시도 희생을 하고 한국 축구가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더 성장해서 세계 축구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의 희생은 그 나중을 위해서는 상당히 우리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지금 자기 이익보다는 한국 축구를 위해서 그런 희생들을 우리가 안고 그 희생들을 발판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