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의 성생활을 위하여” 건배사로 성희롱한 광주대 교직원

2018-07-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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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는 소리가 작다며 세 번 더 같은 건배사를 외치게 시켰다”

광주대학교
광주대학교

광주대학교 교직원 사이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광주대학교 교직원들은 지난 5월 12일 보성으로 친목 행사를 떠났다. 그들은 간단한 산행을 마치고 근처 식당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됐다.

제보자는 "고위직에 있던 K씨가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면서 술을 강요했다"라고 얘기를 시작했다. 그는 "K씨가 한 테이블에서는 'OOO씨의 성생활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시켰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해당 건배사를 성희롱이라 판단한 직원들이 소리를 내지 않자 K씨는 소리가 작다며 세 번 더 같은 건배사를 외치게 시켰다"라고 전했다.

제보자는 또 "K씨가 술을 먹지 않는 직원들에게 욕설했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여직원을 안으려다 주변의 제지로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후 누군가 익명으로 학교 측에 해당 사건을 신고했다. 이에 광주대학교 성희롱고총심의위원회는 K씨에게 사과문 작성과 외부기관 성교육 수업 이수 처벌을 내렸다.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측은 "제보자가 주장했던 내용 중 건배사 관련 사항은 사실임을 확인을 했으나 나머지는 사실 확인이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제보자가 익명이라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라며 "익명의 제보자에게 메일로 추가 질문을 보냈으나 답이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위키트리 측에 연락해온 제보자에 따르면 "학교 측에 신고한 익명 제보자는 K씨의 징계와 공개 사과를 원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과문 역시 직원 메일로만 공유되었고, 실질적 처벌은 없었다"라며 학교 측 조치에 대한 부당함을 제기했다.

이하 제보자가 공유한 K씨 사과문 전문
이하 제보자가 공유한 K씨 사과문 전문

제보자는 "사과문을 보면 K씨가 즐겁고 흥겨운 자리를 위한 충정이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본인만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라며 사과문 진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또 "직장 생활에서 이 정도는 괜찮다는 식의 타성에 젖어있는 간부들이 바뀌어야 할 시간임을 깨닫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광주대 홍보팀은 사과문 진정성 문제에 관해서는 "우리가 가치판단을 내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익명 제보를 받아 절차대로 일을 진행해서 현재 사건은 마무리된 상태"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ome 김보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