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 키울랍니다” 한국당 비대위원장 내정설에 전원책이 남긴 말

2018-07-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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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최근 비대위원장 위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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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책(63)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제의가 와도 수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한국당 비대위원장 내정설'에 대해 직접 답했다.

[인터뷰] 전원책 "한국당 비대위원장? 소나 키울랍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미리 말씀드리는데 아무런 제의도 없었다. 그리고 제의가 있어도 불가능한 얘기다. 나는 비대위가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왜 이런 인터뷰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맡는 게 왜 불가능하냐는 질문에 전 변호사는 "내가 한국당 내부자가 아니다. 한국당이 과거에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으로 만드는 바람에 지금 사태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한나라당 당시에 박근혜 의원이 전권을 받고 김종인, 이상돈, 이준석 이런 분들을 앞세워서 당명을 새누리로 바꾸고 당을 좌파 색깔인 빨간 색깔로 바꾸고 보수를 공개적으로 지운다고 했다"며 "당의 정체성을 바꿔버렸다. 보수주의 괴멸이 그때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전 변호사는 "그런 정당에 나 같은 보수주의자가 들어가서 뭘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전 변호사는 "무엇보다도 당의 정체성이 똑바로 서야 한다. 그러려면 소속 의원들이 '비대위원으로 모시겠다' 이런 말 하기 전에 가치와 철학을 두고 문 걸어 닫고 서로 싸워야 한다"며 "그다음에 필요하면 비대위원장을 모시든지 내부수선을 하든지 기초부터 새로 세우든지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한국당 정체성 스펙트럼이 너무 넓다며 "그래서 지금 한국당에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진다. 비대위원장에 이정미 전 재판관이 거론되고, 김용옥 씨가 거론되고 심지어 진보주의 이데올로기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는 최장집 선생님이 거론된다. 한마디로 너무 희극적이다. 얼마나 자기들의 정체성을 모르면 이런 말들이 나오냐"고 지적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보수 헤쳐모여, 새판 짜기 상황이 되면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하지 않는다면 나라도 해야 하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소를 키우고 싶다. 소나 키우지 뭐하러 소 장사까지 하려고 하겠냐"라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비대위원장 위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회창(83) 전 한나라당 총재같은 보수인사는 물론, 박근혜 탄핵 심판의 이정미(57) 전 헌법재판관, 진보학계 거목인 최장집(75) 고려대 명예교수, 외과 의사 이국종(49) 교수까지 후보로 오르내렸다. 당 안팎에서 '마구잡이 추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도 잇따라 고사 의사를 밝혔다. 특히, 이회창 전 총재는 자신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후보로 거론했다며 크게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미 전 재판관도 "내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적 보수인사로 알려진 전원책 변호사까지 거절 의사를 밝히며 비대위원장 위촉을 둘러싼 자유한국당의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