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근 '부의 상징'으로 인식된다는 물건

2018-07-0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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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손님이 집에 찾아오면 수돗물을 내놓았는데”

룡악산샘물공장을 시찰하는 북한 김정은(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에 있는 룡악산샘물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연합뉴스
룡악산샘물공장을 시찰하는 북한 김정은(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평양에 있는 룡악산샘물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에서도 생수를 사서 마시는 주민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이 부족한 탓에 생수가 인기를 끄는 측면도 있으나, 북한 사회에서 시장이 갈수록 활성화하면서 빈부 격차도 커져 나름대로 비싼 생수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북소식통은 8일 "북한에서도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생수를 사 먹는 사람들이 꽤 많아지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손님이 집에 찾아오면 수돗물을 내놓았는데, 요즘에는 형편이 괜찮은 집에서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를 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주민 사이에서 "생수병을 들고 다니는 것이 일종의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인식도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실제 북한 시장에서 페트병에 담긴 500㎖ 생수 1병 가격은 북한 돈으로 1천500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쌀 1㎏의 가격이 5천 원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생수 가격은 절대로 싸지 않다.

북한에서 생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 활성화로 북한 주민의 생활 수준이 예전보다는 조금 나아졌기 때문도 있지만, 북한의 식수 환경이 열악한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9일 스웨덴 적십자사 북한 담당관의 방북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북한에서는 깨끗한 물이 부족하고 위생시설이 개선되지 않아 약 600만 명이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북한에선 땔감용으로 나무를 마구 베어낸 탓에 민둥산이 대부분이고, 이로 인해 홍수 등의 피해는 물론 깨끗한 물 구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전역에서 생수공장을 새로 짓거나 생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사업이 한창이다.

조선중앙TV는 이달 4일 "(평양시) 장천 능라도샘물공장에서 생산 공정을 새로 꾸려놓고 질 좋은 샘물(생수)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라며 "이곳 공장에서는 생산 공정의 무인화를 실현하고 통합생산체계를 구축해 놓았다"고 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9일 '샘물공장 건설 마감단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강원도) 원산시 관풍지구에 현대적인 샘물공장이 일떠서고 있다"라며 이 생수공장의 총 부지면적은 1만㎡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현재 평양시에서는 생산능력이 큰 대성산샘물공장 건설이 한창이고, 자강도와 함경북도 경원군 등에서도 생수공장을 짓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생수 공장 건설과 증설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은 2016년 9월 김정은 위원장이 증축 공사를 마친 룡악산샘물공장을 시찰한 소식을 보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우리나라의 방방곡곡에 수질이 좋은 천연 샘물이 대단히 많다고 하시면서 각 도, 시, 군들에서도 샘물 생산공장들을 일떠세워 인민들이 그 덕을 보게 하여야 한다고 지시하시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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