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시골 마을서 주민 휘두른 흉기에 무방비로 당한 공권력

2018-07-08 21:30

add remove print link

경찰은 C 씨가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다는 가족 진술을 확보하고 객관적인 병력 자료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영양경찰서 /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양경찰서 /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양=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찰관 2명이 대낮 시골 마을 가정집에서 소란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난동을 부리던 40대가 휘두른 흉기에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것은 이날 낮 12시 30분께. 경북 영양군 영양읍 동부리 한 주택에서 "아들이 살림살이를 부수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은 영양파출소 A(51) 경위와 B(52) 경위는 재빨리 현장에 달려가 가정집 마당에서 흥분한 상태로 살림살이를 부수며 난동을 부리고 있는 C(42) 씨를 발견했다.

심각한 상황임을 곧바로 알아챈 A 경위 등은 일단 C 씨에게 다가가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라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현장에는 이들 경찰관 2명과 C 씨, C 씨의 어머니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당에서 경찰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던 C 씨는 갑자기 뒷마당으로 달려가 흉기를 가져온 뒤 느닷없이 경찰관에게 휘둘렀다.

A 경위 등은 현장 출동 당시 C씨가 흉기를 가진 상태가 아니었고 차근차근 대화하던 중이어서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근무수칙대로 권총과 테이저건 등 보호 장구를 갖고 있었지만 C 씨가 갑자기 흉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갑작스럽게 휘두른 흉기에 A 경위가 목 부위를 찔렸고, B 경위도 이를 말리며 몸싸움을 하던 중 머리 부위를 다쳤다.

목 부위에 상처를 입고 피를 많이 흘린 A 경위는 곧바로 출동한 헬기로 안동에 있는 병원으로 옮겼으나 안타깝게도 결국 숨졌다.

머리를 다친 B 경위도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 씨는 동료들이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온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경위와 관련해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C 씨가 조현병을 앓은 적이 있다는 가족 진술을 확보하고 객관적인 병력 자료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C 씨는 최근 몇 달 사이 수차례에 걸쳐 소란을 피웠다가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다친 B 경위에 대한 치료를 먼저 한 뒤 사고 당시 상황 등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할 방침이다"며 "조사가 끝나면 C 씨 신병처리 여부도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home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