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 만나 격려한 문재인 대통령 (인도 순방)

2018-07-1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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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거의 90도로 고개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휴대폰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했다 / 이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휴대폰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악수했다 / 이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인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격려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을 '국가원수'인 대통령이 격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처음으로 만났다.

문 대통령은 준공식장 도착 직후 이재용 부회장을 행사장 대기실로 불러 5분 간 접견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9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을 축하한다"며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 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할 때 거의 90도로 고개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했다.

“거의 90도 인사” 문 대통령에게 깍듯이 인사한 이재용 부회장 (영상)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2월 구속기소됐다.

그러던 중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됐다. 당시 서울고법 형사13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항소심 선고 결과에 불복해 지난 2월 8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상고심 재판 중인 상황이다.

인도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인도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일부 SNS 이용자 사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만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에 계류 중"이라며 "대통령이 재판 중인 피고인을 만나면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문재인 (대통령) 만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더 이상 처벌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이 부회장 사진에 대해 "2018년 오늘 한국의 모습이 이 한 장의 사진에 그대로 나타난다"고 지적한 SNS 이용자도 있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