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폼페이오 안 만난 건 감자 때문이라고?

2018-07-10 19:40

add remove print link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6~7일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강도 삼지연군 현지지도 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진은 10일자 노동신문 1면. / 뉴스1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자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양강도 삼지연군 현지지도 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진은 10일자 노동신문 1면. / 뉴스1

'김정은, 폼페이오보다 포테이토(감자)가 먼저였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7일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것은 감자농장 방문 등의 일정 때문에 김 위원장이 너무 바빠서였던 것 같다고 AF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AFP는 이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양강도 삼지연군 일대 건설현장과 감자농장·감자가루(녹말)공장 등에 대한 '현지지도' 사항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사실에 주목하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평소 김 위원장의 주요 동정을 '머릿기사'로 다루지만, 최근 1주일 동안은 관련 보도내용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때문에 일부 외신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제기됐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자에서 모두 5개 면에 걸쳐 김 위원장의 삼지연군 방문 소식을 다뤘고, 조선중앙통신도 현장 사진과 함께 6건의 관련 기사들을 내보냈다. 노동신문 1면엔 김 위원장이 감자밭 한가운데 서서 웃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이번 삼지연군 시찰이 언제 이뤄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7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린 북미고위급회담 뒤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 중이다. / AFP=뉴스1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7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열린 북미고위급회담 뒤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 중이다. / AFP=뉴스1

다만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5일 남북통일농구경기단장 자격으로 방북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의 회동에서 "국무위원장이 지방에서 현지 지도 중"이라고 언급한 사실에 비춰볼 때 이 시기를 전후로 삼지연군을 다녀간 것으로 보인다.

삼지연군은 백두산 자락의 북중 접경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북한 당국은 이곳이 김일성 주석(김정은 위원장 조부)의 '혁명활동성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김정은 위원장 부친)의 출생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도 이번 시찰에서 삼지연군을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도 결코 무심히 대할 수 없는 혁명의 성지",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의 고향땅"이라고 부르며 "공산주의 이상향"으로 꾸려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삼지연군 중흥농장의 감자밭을 둘러보면서는 관계자들에게 "생산성만 생각하면서 몇 가지 우량품종을 모든 농장들에서 일률적으로 심지 말고, 맛이 좋으며 감자 가공품 생산에서 질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품종들을 도입해 감자생산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돼 있다.

AFP는 이 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평소와 달리 매우 상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 등 '6·12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을 위한 이번 방북 결과에 대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떠나자마자 "미국 측이 일방적·강도(强盜)적 비핵화 요구만 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home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