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0만 원 내면 맛집으로 홍보“ 임기학 셰프가 방송 섭외 메시지 삭제하며 쓴 글

2018-07-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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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보낸 섭외작가는 임 셰프의 레스토랑을 '냉면 맛집'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하 임기학 셰프 인스타그램
이하 임기학 셰프 인스타그램

국내 유명 셰프가 한 방송사의 먹방(먹는 방송) 프로그램 섭외작가로부터 "770만 원을 내면 맛집으로 홍보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SNS에 폭로했다.

서울 강남에서 프랑스 레스토랑 ‘레스쁘아 뒤 이브’를 운영하는 임기학 셰프는 지난 10일 인스타그램에 "77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안 할 것 같은데 되레 내라니"라며 섭외 메시지 캡처 사진을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프로그램이 아직 시작 안 했지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방송 시간대가 좋으며 MC의 SNS 팔로워가 많아 홍보가 상당할 것"이라며 "냉면 맛집으로 후기가 좋아 연락드렸다. 옛날에는 1500만 원까지 협찬 비용이 발생했다. 요즘은 방송국이 제작비를 부담한다. 협찬 비용은 부가세 포함 770만 원이다. 부담스러우면 12개월 할부로 한 달에 64만 원 정도"라는 제안이 담겼다.

메시지를 보낸 섭외 작가는 임 셰프의 레스토랑을 '냉면 맛집'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임 셰프는 프랑스 요리 전문가로 그가 운영하는 ‘레스쁘아 뒤 이브’는 2018년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렸다.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은 그의 레스토랑을 "정통 프렌치 비스트로,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클래식 프렌치 메뉴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고 평했다.

임 셰프는 섭외 메시지에 대해 "770만 원을 준다고 해도 안 할 것 같은데 되레 내라니…. 방송이란 게 결국 이런 건가"라고 말했다.

이후 임 셰프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이어 "외식업을 평생 업으로 생각하며 몸담고, 조금이라도 외식업과 외식 문화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사람으로서 무분별한 방송 제안으로 진정성보다는 홍보를 목적으로 정보의 공해를 일으키는 것에 심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임기학(@kihlim)님의 공유 게시물님,

이어 "이와 같은 제안을 여러 번 받아보았지만 이번만큼은 이 무분별함이 도를 넘는 듯싶어 공개를 했다"며 "하지만 어떤 특정 업체나 개인을 곤경에 빠뜨리고자 함은 아니었으므로 게시물은 삭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디 미식이라 부를 수 있는 올바른 외식문화가 생겨나고, 대가를 받고 자격이 없는 곳에 자격을 부여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방송 따위는 없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작사 측은 11일 위키트리에 "3일에 일한 신입 작가가 오프닝 장소 섭외 리스트와 수개월 준비되고 있는 협찬 제작 참여 업체 리스트를 혼동하고 임의 판단 기재까지 해 메일로 보낸 글"이라며 "캡처본 내용처럼 해당 제작사, 방송사는 잘못된 방식으로 일을 행하고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임 셰프는 최현석, 오세득, 정창욱 셰프와 함께 2015년 SBS Plus '셰프끼리'에 출연했다. '셰프끼리'는 이탈리아 현지에서 셰프들이 보여주는 음식, 그들의 인생, 여행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SBS Plus '셰프끼리'
SBS Plus '셰프끼리'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