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한 이유

2018-07-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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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사실상 지키기 어렵게 되자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우리 경제 대내외 여건과 고용 상황,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 어려운 사정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어렵게 결정을 내렸다"며 "최저임금 위원회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작년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리 수의 인상률을 결정함으로써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의지를 이어줬다"며 "정부는 가능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 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한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우리나라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000원대에 접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저임금 문제 관련 문재인 대통령 발언 전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이룬다는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선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사과드립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과 고용 상황,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어렵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최저임금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한편으로 최저임금위원회는 작년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올해에도 두 자리 수의 인상률을 결정함으로써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대한 의지를 이어주었습니다. 정부는 가능한 조기에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가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으며 정부의 의지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의 빠른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높여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동시에 가계소득을 높여 내수를 살리고, 경제를 성장시켜 일자리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해와 내년에 이어서 이뤄지는 최저임금의 인상 폭을 우리 경제가 감당해 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노사정 모든 경제 주체들이 함께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정부는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경영이 타격받고, 고용이 감소하지 않도록 일자리 안정자금뿐 아니라 상가임대차보호, 합리적인 카드 수수료와 가맹점 보호 등 조속한 후속 보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근로장려세제 대폭 확대 등 저임금 노동자와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주는 보완 대책도 병행할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와 민생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사정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협조도 당부 드립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문제를 꺼낸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9년 최저임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동연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경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16일 한국은행 본부에서 2019년 최저임금 문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취약계층 근로자 등을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면서도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