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10일 만에 나체난동으로 붙잡힌 '배식구 탈주범'

2018-07-1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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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후시딘' 연고를 머리, 몸, 배식구 창살 등에 바르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강도 피의자 최갑복이 빠져나간 유치장 배식구 / 연합뉴스
강도 피의자 최갑복이 빠져나간 유치장 배식구 / 연합뉴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배식구 탈주범' 최갑복(56)이 만기 출소 10여일 만에 병원에 찾아가 나체 상태로 난동을 부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대구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전 2시 40분께 서구 내당동 한 요양병원에 찾아가 현관에서 옷을 모두 벗었다.

최씨는 이어 80∼90대 남녀 환자 20여 명이 있는 3층 병실로 올라가 고함을 지르며 20여 분간 난동을 부렸다.

그는 이 과정에 사무용품으로 병원 직원들을 위협하는 한편 소화기 분말을 직원들에게 뿌리기도 했다.

또 제지하는 간병인 배를 두 차례 차 타박상도 입혔다.

최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붙잡혀 업무방해, 폭행 등 혐의로 성서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이날 중 같은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 경찰은 최씨가 횡설수설하는 등 거동이 이상해 자세한 범행 동기와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최씨가 마약 투약 검사를 거부함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소변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키로 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11일 대구 동구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마약을 투약하려 한다'며 112신고를 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 14일에는 달서구에서 다른 사람의 차량 유리창을 긁은 혐의로 지구대에 임의동행됐지만 말없이 귀가하기도 해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는 교도소 수감 중 동료 수감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그는 2012년 9월 17일 오후 5시께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가로 45㎝, 세로 15㎝ 크기 배식구로 빠져나와 도주했다.

그는 당시 다른 유치인에게 미리 받아 둔 '후시딘' 연고를 머리, 몸, 배식구 창살 등에 바르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

탈출 뒤 빈자리가 들통날 것에 대비해 모포로 미리 준비해 둔 책과 옷을 덮어놓기도 했다. 유치장에는 '미안하다', '누명은 벗어야 하기에 선택한 길'이라는 탈출 이유서를 남겼다.

최씨는 당시 도주 6일 만에 경남 밀양 한 아파트 옥상에서 붙잡혀 준특수강도 미수, 일반도주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5일 만기 출소했다.

경찰은 최씨가 과거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유치장을 탈주했던 점을 고려해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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