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뺏어가 찌르고, 소변 뿌리고...” 환자 폭력에 시달리는 의료진 실태

2018-07-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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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은 이런 폭력을 당할 때마다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병원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2편

[병원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2편] "폭언,폭행,성희롱 뿌리 뽑아야죠" 보건의료노동자의 68.9%가 일을 하면서 폭언을 경험하고, 13.3%가 성희롱,성폭력을 겪고 11%가 폭행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대로된 보호장치도 없이 해당 경험자들은 혼자 참고 견딜뿐입니다. 보건의료노동자의 안전이 환자와 국민의 안전으로 연결되고 보건의료노동자의 행복이 환자와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집니다 폭언,폭행,성폭력에 지친 병원노동자의눈물을닦아주세요. goo.gl/WBdKxT ◀️국민청원 바로가기

게시: 보건의료노조 2018년 7월 19일 목요일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 의료진들이 환자 폭언과 폭행, 성폭력에 시달렸던 경험을 공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보건의료노조는 SNS를 통해 '병원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세요 2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의료진들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오히려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다.

간호사 임연규 씨는 "알콜솜으로 닦고 주사를 꽂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환자 분이 주사를 확 뺏었다. 뺏어서 제 팔을 서너 번 찔렀다"라고 말했다. 당시 임 씨는 임신 중이었다. 그는 "저는 배만 안 찔리면 된다는 생각에 한쪽 팔만 드러내고 맞고 있었다. 그러다 남자 보호자가 와서 환자를 잡았다"라고 말했다.

간호사 민혜진 씨는 "어떤 환자는 한쪽 팔에 투석을 받고 있으면서 자유로운 다른 손으로 스치게 신체 부위를 만진다거나 일부러 볼펜을 떨어뜨려서 줍게 한다"라고 성추행 당했던 경험을 고백했다.

물리치료사 곽경선 씨는 "소아 병동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간호사가 주사를 놓는데 소아니까 여러 번 실패할 수 있다. 그런데 보호자가 와서 아이 소변을 얼굴에 뿌렸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런 폭력을 당할 때마다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런 사건이 발생하면 조사하는데 20일 이상 걸린다", "상급자에게 보고해도 '에이 환자가 한 건데 어쩌겠냐'는 식이다", "오히려 간호사에게 사과하라고 한다"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1일 전북 익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의학과 의사가 만취한 남성에게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 CCTV 영상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의료진 폭행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사건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글도 올라와 21일 현재까지 10만 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응급의료 종사자들을 폭행하거나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 의료용 시설을 손상 또는 점거하는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윤 의원은 "현행법에서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의료용 시설 등을 파괴·점검 시 징역형 또는 벌금형을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제재 효과가 미흡하다"라며 "법 개정을 통해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응급의료 종사자의 신변과 응급 환자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