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질, 국대 은퇴 선언...“인종차별 느끼면서 독일 유니폼 못 입는다”

2018-07-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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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치계, 언론계, 축구계에서 보여준 인종차별을 비판했다.

외질 인스타그램
외질 인스타그램

"나는 이길 때만 독일인이었고 질 때는 이민자였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독일 축구선수 메수트 외질(Mesut Özil·30)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외질은 최근 본인이 해왔던 생각을 글로 정리했다. 그는 본인에게 행해진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거론하며 일부 독일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4장이나 되는 장문을 올려 정치계, 언론계, 축구계를 가리지 않고 벌어졌던 인종차별을 조목조목 거론했다.

외질은 서두에서 본인이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가족들이 터키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시작을 앞둔 지난 5월 그가 터키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 만남은 어떤 정치적인 색채 없는 자선과 교육적인 차원에서의 만남이었다.

그러나 독일 언론은 달랐다. 언론은 외질이 독일을 존중하지 않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터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외질이 터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은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됐다. 언론들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의 졸전을 이야기할 때도 외질이 보여준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가 지닌 혈통을 비판했다.

스폰서도 마찬가지였다. 외질은 한 파트너 회사 주최로 그가 다녔던 학교를 방문하기로 계획했다. 그러나 외질이 터키 대통령을 만나면서 불편해진 여론을 의식한 파트너 회사는 그 이벤트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외질이 독일 축구협회에 쏟아낸 비판도 거셌다. 그는 주로 독일 축구협회장 라인하트 그린델(Reinhard Grindel)을 비판했다. 그는 그린델과의 갈등 때문에 러시아 월드컵 동안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그린델은 외질에게 터키 대통령과 만남에 대해서 해명하길 원했다. 그럴 때마다 그린델은 외질 의견을 폄하했고 본인의 정치적 관점만 설파하는 데 관심이 있었다.

이밖에도 많은 독일 유력인도 인종차별적 행위에 동참했다. 외질은 본인에게 쏟아진 독일 유력인들의 독설적인 인종차별 발언을 소개했다. 한 유력인은 외질에게 "아나톨리아(터키 지역)로 꺼져라"라고 말했다.

외질은 더이상 독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2009년 국가대표로 데뷔한 업적은 이제 잊혔다"라며 "인종차별적인 사람들은 두 전통을 지닌 선수들이 팀에서 뛰는 걸 원치 않는다"라고 적었다.

그는 "최근 사건들로 인해 많은 생각을 했고 무거운 마음이지만 나는 인종차별과 무례함을 느끼면서 독일을 위해 뛰지 않겠다"라고 적었다.

아래는 외질이 올린 원문이다.

home 김원상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