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미화 정상아냐” 홍준표 글에 여야없이 '쯧쯧' '절레절레'

2018-07-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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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일기는 일기장에 쓰시길 바란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29일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비극적 죽음과 관련해 올린 페이스북 글이 큰 비난을 촉발했다.

정의당은 물론 여야 의원들은 고인에 대한 추도의 본질이 '자살 미화'가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남다른 울림을 줬던 고인의 상실에 대한 애달픔'이라는 점을 짚어 홍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고 혀를 찼다.

그런데도 홍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수긍하지 못하는 듯 또다시 반박 글을 올려 더욱 큰 논란을 자초했다.

발단은 홍 전 대표가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는 요지로 올린 페북 글이었다.

그는 "잘못했으면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지 회피하기 위해 자살을 택하는 것은 또 다른 책임회피"라며 "사회지도자급 인사들의 자살은 더욱 잘못된 선택"이라고 썼다.

고(故) 노회찬 의원의 이름을 적지는 않았지만, 그의 투신 사망에 관한 언급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포스팅이었다.

입장 밝히는 홍준표 전 대표 / 연합뉴스
입장 밝히는 홍준표 전 대표 / 연합뉴스

정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무능한 홍 전 대표의 막말"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누구도 노 원내대표의 죽음을 미화하지 않았다.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마음 아파했을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홍 전 대표에 대한 비판에 가세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제발 일기는 일기장에 쓰시길 바란다"며 "정치가 그립고 권력이 고픈 그에게 영화 속 유명한 대사를 들려드린다. '사람은 되기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맙시다'"라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거론하며 "반성하고 죗값을 치렀어야 할 홍준표가 고 노회찬 의원을 모독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어처구니없는 사람"이라고 쏘아붙였다.

전재수 의원은 트위터에 "평생을 도덕성, 청렴, 이런 것들과 담쌓고 살아온 홍준표. 당신 같은 사람들이 노회찬의 고뇌와 아픔을 이해할 수 있겠나. 참 당신들, 가혹하고 잔인하다"라고 썼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에 노회찬 의원님에게 홍준표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표준은 아니신 분'이라고 답하시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그렇네요"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 역시 페이스북에 "정치지도자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국민과의 공감능력"이라며 "홍 전 대표는 공감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논평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미국에 가서는 페이스북을 끊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나 지키길 바란다"고 썼다.

이준석 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도 "홍준표 대표는 최근의 추모 분위기가 자살에 대한 미화라고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대중은 정치판에 꼭 필요했던 사람이 사라진 것에 대해 추모하고 안타까워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어쩌면 그렇게 표독한 말씨를 골라 쓰는 천재적 소질이 있는지. 더위를 더 덥게 만드는 그에게 그래도 고인은 너털웃음으로 대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의 오랜 미덕 중 하나는 망자에 대한 후덕함"이라며 "고 노회찬 대표의 비극에 그 누구도 미화한 국민은 없다. 추모객 수만 명은 그의 삶에 애도했을 뿐"이라고 적었다.

자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홍 전 대표는 "맞는 말도 막말이라고 폄훼하는 괴벨스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다"며 다시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직을 사퇴했고 "페이스북 정치는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밝힌 뒤 지난 8일부터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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