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에 온통 황금이라 눈 못뜸...” 황금문명 엘도라도 유물 322점이 한국에 상륙했다

2018-07-30 18:40

add remove print link

엘도라도는 원래 '황금을 온몸에 바른 사람' 이야기다.

GIPHY

황금을 찾아 헤매고, 싸우고, 황금을 위해 죽은 수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뛰게 한 단어, 엘도라도

엘도라도는 원래 '황금을 온몸에 바른 사람' 이야기다. 무이스카 족장은 과타비타 호수에서 온몸에 황금을 바르고 호수 가운데에서 황금과 에메랄드를 물에 던지며 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것은 곧 '엘도라도'의 전설이 되었다.

탐욕스러운 정복자들은 '황금이 넘쳐나는 도시'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1898년엔 황금을 갖기 위해 과타비타 호수 물을 모두 빼내는 일까지 벌어졌으나 누구도 엘도라도의 실체는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1969년 황금으로 만든 '무이스카 뗏목'이 발견되면서 '엘도라도'의 정체가 밝혀졌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황금문명 '엘도라도'의 보물이 드디어 한국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30일 국립중앙박물관은 특별전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를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동 주최기관 '황금박물관'이 자랑하는 세계적 황금유물 등 전시품 322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황금 유물은 콜롬비아 국립 은행에서 직접 관리하는 진귀한 보물이다.

'엘도라도' 전시에서 우리는 아마존 정글을 지나 안데스 산맥을 넘어 황금 문명을 생생하게 탐험하게 될 것이다.

전시는 4부로 나뉜다.

1부 '부활한 엘도라도'는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이용한 3면 영상으로 우리를 신비의 땅, 엘도라도로 이끈다.

이하 위키트리
이하 위키트리

영상에는 1969년 황금으로 만든 무이스카 뗏목 등 화려한 황금 유물이 등장한다. 잠시후 물이 가득 차오르며 수면 아래로 황금 유물들이 가라앉는다. 강렬하고 웅장한 영상에 당장이라도 엘도라도로 빨려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디어 파사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으로 시도한 기법이다.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이용한 3면 영상 / 위키트리
미디어 파사드 기법을 이용한 3면 영상 / 위키트리

이제 '엘도라도' 탐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2부는 '자연과의 동화'다.

전시장에는 새, 재규어, 도마뱀 등 황금으로 만든 동물 장식이 가득 했다. 물과 땅을 옮겨 다니는 도마뱀, 하늘을 날고 땅을 걷는 새는 콜롬비아 원주민에게 추앙의 대상이었다. 원주민들은 사람과 동물이 단지 보이는 모습만 다를 뿐, 몸과 마음이 있는 동일한 생명체라 생각했다.

3부 주제는 '샤먼으로의 변신'. 악령을 물리치고 날씨를 관장한 샤먼은 변신하고자 하는 동물 모양의 가면을 쓰고 모습을 바꾸었다. 의식을 치를 때 샤먼은 화려하고 다양한 황금 장신구를 사용했다.

마지막 4부는 '신과의 만남'이다. 샤먼은 족장과 원주민을 신에게 인도하는 중개자였다. 샤먼은 가면을 쓰고, 온 몸에 문신을 새겨 넣고, 코카 잎과 석회 가루로 무아지경 상태에 빠져들어 신을 만났다.

위) 문신용 롤러 스템프 / 아래) 포포로와 석회막대기
위) 문신용 롤러 스템프 / 아래) 포포로와 석회막대기

신에게 바쳤던 황금 인형과 장례용품도 만날 수 있다. 콜롬비아 원주민들에게 황금은 탐욕의 대상이 아닌, 변신을 통해 만난 신에게 바칠 '영혼의 도구'였다.

이날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황금을 물질의 대명사로 생각하지만 이 전시에서 황금은 민족의 정신이 깃든 물질"이라고 했다. 그는 "부디 이번 전시가 오래된 아메리카 문명의 깊고 숭고한 문화적 의미를 잘 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 연합뉴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 연합뉴스

'황금문명 엘도라도-신비의 보물을 찾아서'는 오는 10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home 강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