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을 '성파트너'로 고용해 배치…미국 재난관리청 '발칵'

2018-07-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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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청장은 “수년간 시스템 차원의 문제가 있었다”며 “일부는 범죄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FEMA 본부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 /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FEMA 본부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부부 /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인사 담당 고위 관료가 수년간 여성 직원들을 남성 직원의 '성 파트너'로 고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FEMA는 지난 7개월간 예비 조사결과 부처 내에 이같은 성희롱 풍토가 수년간 만연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30일 보도했다.

윌리엄 브록 롱 FEMA 청장은 전·현직 직원 73명의 인터뷰와 98명으로부터 받은 진술서 등을 토대로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롱 청장은 "수년간 시스템 차원의 문제가 있었다"며 "일부는 범죄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인물은 FEMA의 인사 책임자였던 코리 콜먼이다. 2011년부터 FEMA에 근무했던 그는 자신의 비위에 대한 예비조사 인터뷰를 앞두고 지난달 18일에 그만뒀다.

WP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5년부터 연방정부의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자신과 친분이 있는 대학 친구 등 남성 수십 명을 고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이 술집과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등을 통해 만난 여성들도 채용했다.

그는 이 여성 일부를 부서 안팎과 FEMA 지국 등에 배치, 자신의 친구들이 그들과 성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했다.

콜먼이 고용한 인물들은 해당 자리에 부적격자였지만, 여전히 FEMA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콜먼 개인의 부적절한 처신도 드러났다.

그는 2015년과 2017년에 각각 부하 여직원 2명과 성적 접촉을 한 사실이 예비조사에서 확인됐다. 피해 여성들은 콜먼과 출장에 동반했던 이들이다.

한 여성은 콜먼과 성적 관계를 끝내는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콜먼은 자신과의 데이트를 종용한 데 이어 여성의 승진을 방해하고 해고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여성은 '콜먼과 다시 데이트할 뜻이 있다'고 말한 후에야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여성은 FEMA를 떠나려 하자, 콜먼이 그녀를 위한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줬다고 진술했다. 조사 과정에서 이 여성은 자신에게는 부적격한 자리였다고 인정했다. 콜먼은 또 이 여성에게 자신의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롱 청장은 인사부를 "유독성 환경"으로 부르며, "훌륭한 직원들이 '용납 불가능한' 콜먼의 리더십 스타일 때문에 조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전 직원에 메일을 보내 조사 내용을 설명하고, 외부 기관에 의한 필수 교육·상담 서비스 제공, 성희롱 조사 전담 부서 신설 등의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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