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차림 출근?…남성공무원 희망사항 실현될까

2018-08-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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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남성공무원 게시글 반향…일부 여성공무원도 지지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남자직원입니다. 너무 더워 반바지 입고 출근하고 싶어요. 그래도 되는 거죠?"

지난 1일 경기 수원시공무원노동조합 익명 신문고에 이 짤막한 글이 하나 올라왔다.

35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자 한 남성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더운 긴바지 대신 시원한 반바지를 입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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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는 직장에 다니는 일부 남자 공무원에게는 '로망'으로 여겨진다.

폭염 속에서도 더운 긴바지를 입고 일해야 하는 남성 공무원들은 상대적으로 시원한 차림으로 일하는 여성 공무원을 부러워하곤 한다.

이 남성 공무원의 게시글은 순식간에 690명이 조회할 정도로 수원시청 내부에서 관심을 끌었다.

남성공무원의 반바지 착용을 지지하는 여성 공무원들의 댓글도 많이 달렸다.

한 여성 공무원은 "남자직원들도 시원하게 반바지 입고 일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여자직원인데 요새같이 더운 날에는 긴바지를 입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댓글을 달았다.

다른 여성 공무원도 "가능하다면 반바지를 허락하고 싶습니다.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라면 괜찮지 않을까요?"라고 지지를 나타냈다.

그러나, "반바지 착용을 허용해도 상사 눈치 보느라 못 입을 것 같다"며 반바지에 부정적인 행정조직의 고정관념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왔다.

수원시는 여름철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재킷을 입지 않는 업무풍토가 자리 잡았지만, 아직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공무원은 한명도 없었다.

아무래도 반바지를 입으면 예의에 어긋나고, 보기 싫다는 고정관념이 깊어 신세대 젊은 공무원조차 반바지 입기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반바지 착용을 꺼리는 남성 공무원들도 있다.

수원시 행정지원과 한 남성 공무원은 "반바지를 입으라고 해도 난 하체가 보기 좋지 않아 그냥 긴바지를 입을 것 같다"면서 "반바지 착용은 개인 취향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남성 공무원은 "공무원은 반듯한 복장을 착용하고 민원인을 대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반바지를 입고 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수원시는 반바지 착용 허용 여부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직원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제는 예전처럼 반바지 착용에 대해 윗사람들 눈치 볼 필요가 없다"면서 "반바지 착용에 대해서는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남자회사원 반바지 허용'에 대한 글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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