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바다 된 강릉” 사람들 울컥하게 만든 '냥줍' 사연

2018-08-0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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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강원도 강릉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6일 강릉에서 발견된 길고양이 / 이하 독자 권윤화 씨 제공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6일 강릉에서 발견된 길고양이 / 이하 독자 권윤화 씨 제공

6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강원도 강릉시에서 '냥줍(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우는 행위)'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폭우를 내리자 피신한 길고양이를 구조한 일이었다.

위키트리 독자 권윤화(21) 씨는 이날 낮 12시쯤 부모님 가게가 있는 강릉시 옥천동에서 길고양이를 발견했다고 했다. 발견 당시 이 일대는 물이 대부분 빠진 상황이었다. 길고양이는 가게 맞은편 원룸 창문 쪽에 있었다.

권윤화 씨는 "원룸 쪽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서 갔다. 당시 고양이는 비를 맞은 상태로 창문 방충망과 방범창 사이에 끼어 있었다"며 "처음에는 고양이가 예민한 상태였다. 저를 심하게 경계했다. 1시간쯤 교감을 하니까 결국 힘이 빠졌는지 알아서 왔다"고 말했다.

권윤화 씨는 "이 원룸 주인 분에게 혹시 자택 고양이인지 확인했는데 아니라고 했다"며 "강릉에 물난리도 났는데 고양이를 거기에 두기 안쓰러워서 데려왔다"고 했다.

구조된 고양이는 이마에 흉터가 있지만 대체로 건강한 상태라고 했다. 권윤화 씨는 현재 SNS 이용자들에게 길고양이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한 상황이다.

권윤화 씨는 "힘들게 데리고 온 만큼 제가 책임지고 잘 길러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도 예측 못했다” 피서객 탈출하게 만든 '강릉 폭우' 원인

강릉에는 6일 오전 3∼4시 사이 시간당 93㎜ 폭우가 쏟아졌다. 강릉의 시간당 93㎜ 폭우는 지난 2002년 8월 태풍 '루사' 당시 시간당 100.5㎜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지난 5일 오후 6시부터 6일 오전 11시까지 강릉에 내린 비의 양은 155.5㎜다. 강릉 강문동의 경우 253㎜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폭염이 몰고 온 고기압의 서풍과 많은 습기를 머금은 저기압의 동풍이 우리나라 백두대간에서 충돌해 영동지역에 기습적인 폭우를 쏟았다는 분석을 6일 내놓았다.

6일 폭우가 쏟아진 강원도 강릉 / 뉴스1
6일 폭우가 쏟아진 강원도 강릉 / 뉴스1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