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에어컨, 서울시는 '정화필터' 장착, 경기도는 '미세먼지' 가득

2018-08-0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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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무원들은 버스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 시설을 육안으로 검사하는 데 그친다.

경기도 시내버스 '실내공기질'이 정확하게 측정되지 않거나 요식적인 감독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점검에 나선 공무원들은 버스 천장에 설치된 에어컨 시설을 육안으로 검사하는 데 그쳐 도민 건강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7일 경기도와 경기 북부 일선 시(市)에 따르면 도내에서 관리되는 시내버스 업체는 모두 63곳이다.

이 업체들이 경기도에서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올 7월 말 기준으로 모두 1만 564대에 이른다.

이러다보니 경기도는 시내버스 내·외부청결 및 실내공기질 측정을 단속공무원의 육안으로만 판단하는 등 요식행위에 그치고 있다.

경기도는 버스의 청결유지와 관련된 모든 사항은 '일선 지자체에서 지도·점검의 권한이 있다'며 책임을 미루고 있다.

지난달 25일 양주시와 서울을 운행하는 7번 버스(평안운수) 실내에선 악취가 흘러나오는 등 당시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악취는 버스 천장에 길게 설치된 에어컨 송풍구를 통해 찬바람과 함께 새어나왔다.

바람이 흐르는 에어컨 송풍구는 두터운 먼지로 덮여 있어 승객들의 호흡기 질환까지 염려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경기도는 버스 실내공기 오염과 관련된 대책을 미비하고 일선 시·군에만 단속을 떠넘기고 있다.

버스 안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원을 막으려 여과망까지 설치하는 서울시 행정과는 대조적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미세먼지 99%를 차단하는 공기정화필터 장착 버스 100대를 시범운영한 바 있다.

경기도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시내버스 청결과 관련해선 버스 내·외관을 살핀 뒤 에어컨 필터망을 육안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전체 버스의 6%만 불시 점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 관계자는 "버스청결과 관련된 예산을 세워 1년 동안 10곳 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며 "버스관련 행정처분은 일선 지자체에서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북부 일선 시 관계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시행규칙에 따라 자동차청결도 및 여객서비스 관련 법규 준수실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을지대학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이병훈 교수는 "청결하지 못한 밀폐공간에서 오래 머무를 경우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분진종류와 밀폐정도, 체류시간 등이 비염과 기관지염, 폐렴 등의 호흡기질환 등 중증도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어컨 필터 관리와 공기 흡·배기구 덕트(공기통로)주변 청결을 신경 써야 한다"며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과 같은 경우는 더욱더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ome 이상열 기자 syle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