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강릉 침수는 인재”

2018-08-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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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무릎까지 물이 차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태풍 루사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

7일 강원 강릉시 포남동 삼호아파트.

지난 6일 갑작스런 폭우로 아파트, 상가 가게 등이 침수되자 현재 이곳에서는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아파트 및 상가 가게 지하에서는 가득 찬 물과 진흙을 퍼나르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 주민은 방금 전에도 작업을 하고 나왔는지 바지에 진흙과 물기가 묻어 있었다.

상황이 이렇자 삼호아파트 3동 반장인 윤모씨(50)는 초토화가 된 아파트를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윤씨는 "태풍 루사 때도 이러지 않았는데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아파트 지하가 완전 침수됐다"며 "어제는 무릎까지 물이 차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집이 침수될까봐 엄청 걱정했었다"고 밝혔다.

윤씨는 침수 피해가 삼호아파트에서 올림픽경기장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뚫리고 나서 생긴 것이라고 말한다.

윤씨는 "새로 만든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이건 명백한 인재다. 도로를 만들 당시 배수로를 잘못 만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수로가 배수로 역할을 하지 못해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며 "다음에도 이런 비가 온다고 하면 잠이 잘 안 올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배수관로에는 폭우로 인한 토사가 가득했다. 관리를 안 해서인지 잡초가 자란 곳도 있었다.

한쪽에는 토사를 치운 흙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으며 아파트 앞에는 진흙을 가득 채운 통들이 놓여 있었다.

주민들은 개통된 후인 지난 2월에도 이런 비슷한 상황을 겪어 당시에 시에 민원을 넣었지만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주민인 김진완씨(71)는 "지난 2월에도 비가 많이 내려 시에 민원을 냈지만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며 "배수관로도 도로가 개통한 이후 한 번도 관리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루사 당시에도 많은 피해가 있었고 이번 폭우가 당시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이 내렸다"며 "개통으로 인해 주변이 급격하게 개발되다 보니 저류지 역할을 하던 논과 밭이 없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수 관로를 지을 당시 시간당 50㎜의 양을 받는 것을 목표로 설계됐다"며 "앞으로 관로 확장 등 대책을 세워 실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민원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5일 오후 6시부터 6일 오후 9시까지 도내 누적 강수량은 속초 290.2㎜, 강문(강릉) 281.5㎜, 강릉 199㎜, 현내(고성) 188.5㎜, 양양 181.5㎜, 미시령 124㎜, 동해 103.9㎜, 삼척 46㎜ 등이다.

특히 강릉은 시간당 93㎜의 비가 쏟아졌으며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당시에는 시간당 100.5㎜의 비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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