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한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과대평가하는 이유

2018-08-0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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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라는 건 한 잣대로 표현할 수 없다"

이하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
이하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시대가 올까?"

지난 8일 방송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에서는 MIT 기계공학과 김상배 교수가 출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미래'와 관련, 로봇공학자와 미래학자가 나눴던 언쟁을 소개했다.

김 교수 말에 따르면 미래학자는 "언젠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자리에 있던 로봇공학자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는 "그 말은 뒷동산 언덕을 걸어오르다 보면 언젠가 달에 닿을 거라고 하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곰TV, JTBC '차이나는 클라스-질문 있습니다'

김 교수는 "그 말이 꽤 인상적이었다"라며 "요즘 인공지능을 두 살 혹은 세 살에 비유하는 얘기가 많다. 그리고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큰 오류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능이라는 건 한 잣대로 표현할 수 없다. 계산하는 건 이미 (로봇이) 인간보다 잘 하게 된 게 몇십 년 됐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하는 건 하나도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한 패널은 "(로봇이) 인간처럼 지식을 습득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실 우리가 그렇게 진화돼 왔다"라며 '미러뉴런'을 소개했다.

'미러뉴런(거울뉴런)'은 인간이 다른 사람을 관찰하면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신경 작용이다. 김 교수는 "배우는 데 굉장히 중요한 기능이다. 어린애가 아빠가 하는 걸 보고 똑같이 따라하고, 제가 팔을 꼬집었을 때 여러분이 보고 '아프다'라고 느끼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왜 농구와 축구 경기를 보면서 열광할까? 내가 뛰지도 않는데"라며 "이게 다 미러뉴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미러뉴런 때문에 로봇이 얼만큼 할 수 있을 거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하면 로봇을 사람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다리가 있는 로봇을 발로 찼을 때 사람이 비틀거리는 것처럼 휘청거리면 마치 사람을 찬 것처럼 걱정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을 이겼을 때 알파고가 '똑똑하다'고 느끼는 것도 그런 이유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건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직관적인 반응이다. 미러뉴런이 모든 걸 의인화한다"라고 덧붙였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