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농사에 이런 피해는 처음”…속타는 농심

2018-08-09 19:40

add remove print link

폭염에 큰 타격을 입은 과일 농가

9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단감농장에서 1달째 계속된 폭염으로 햇볕에 덴 감들이 감나무에 달려있다. 농장주는 이처럼 일소 현상(햇볕에 뎀)이 나타난 감은 물러져 상품가치가 없다고 설명했다/이하 뉴스1
9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단감농장에서 1달째 계속된 폭염으로 햇볕에 덴 감들이 감나무에 달려있다. 농장주는 이처럼 일소 현상(햇볕에 뎀)이 나타난 감은 물러져 상품가치가 없다고 설명했다/이하 뉴스1

"감 농사 30년 만에 이런 더위는 처음이네요. 정말 막막합니다."

9일 오전 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단감 농사를 짓고 있는 오영춘씨(65)는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을 원망스럽다는 듯이 쳐다봤다.

햇볕을 온전히 받아내 온 감들은 빨갛게 익어 있었다.

오씨는 빨갛게 익은 감을 가리키며 "40일째 비가 안오고 고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소과들이 너무나 많다"며 담배를 입에 물었다. 일소는 과실 등이 햇볕에 데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오전 5시30분부터 일을 시작했다는 오씨는 "일소과들을 떼내는 것이 하루 일과가 돼버렸다"며 "이렇게 된 감들은 물러져서 팔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농작물이 말라죽거나 썩는 것을 방지한다는 칼슘을 45% 첨가한 석회액도 뿌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익은 것으로 착각한 새들이 감을 쪼아먹는 것도 봤다"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9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단감농장에서 오영춘씨(65)가 1달째 계속된 폭염으로 햇볕에 덴 감들을 따내고 있다. 오씨는 이처럼 일소 현상(햇볕에 뎀)이 나타난 감은 물러져 상품가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9일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단감농장에서 오영춘씨(65)가 1달째 계속된 폭염으로 햇볕에 덴 감들을 따내고 있다. 오씨는 이처럼 일소 현상(햇볕에 뎀)이 나타난 감은 물러져 상품가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30년 이상 단감 농사를 지어온 오씨는 올해와 같은 피해를 처음 겪는다고 했다.

오씨는 "1994년도 '태어나서 이런 더위는 처음'이라고 적어둘 정도로 무더웠지만 올해처럼 많은 감들이 일소 피해를 입은 적은 없었다"며 "40일 가까이 소나기도 내리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감들이 못쓰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매년 폭염으로 입는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폭염을 재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다"며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대책을 정부에서 세워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ome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