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영장 발부에 워마드 운영자가 내놓은 입장

2018-08-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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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방치한 위법적 게시물은 없다”

SBS '8뉴스'
SBS '8뉴스'

경찰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운영자 체포 영장을 발부받은 가운데, 워마드 '관리자'라고 밝힌 이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9일 워마드 공지사항 게시판에 '관리자' 명의로 '경찰이 씌운 근거 없는 혐의에 대해 반박합니다"라는 이 올라왔다.

자신을 관리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근거 없는 편파 수사로 사실상 한국에 들어갈 자유를 박탈당했다"며 "증거도 없이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찰에 의해 여러 가능성과 자유가 침해당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를 선임하여 싸워나가려 한다"며 법적 투쟁도 예고했다.

관리자는 "경찰이 범죄 사실에 대한 충분한 증거도 확보하지 않고서 압박 수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포영장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를 경찰이 법원에 제출해야 발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근거가 있을 리가 없다"고 말하며 경찰이 적용한 혐의를 하나하나 반박했다.

관리자는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에 대해 "워마드 운영자로서 위법적 콘텐츠를 발견할 때마다 성실하게 삭제하고 있다. 고의로 방치한 위법적 게시물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수시로 게시물 삭제요청을 보내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저만큼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리자는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업체가 아니고, 운영자가 사비를 들이고 여가를 쪼개서 관리하고 있다. 풀타임으로 일하는 관리자를 여러 명 두고 있는 사이트보다 대응이 빠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홍대 누드모델 불법촬영 용의자 기록을 삭제해 증거인멸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용의자가 보낸 메일을 확인했다는 사실을 기록을 고의로 삭제했다는 혐의로 비약했다"고 주장했다. 관리자는 "메일 내용을 확인했다면 아무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분명히 확인했을 것이다. 삭제하겠다고 답변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기록 삭제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씌울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관리자는 경찰이 "공권력을 휘두르며 근거도 없이 운영자에게 아무 혐의나 덮어씌워서 수사하고, 어떤 식으로든 불이익을 주고, 체포하겠다고 협박하면서 폐쇄를 시도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는 한두 번이 아니며, 지속해서 워마드를 압박해 왔다. 대한민국은 여성 한정으로 표현과 신념의 자유가 박탈되는 국가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혐의를 벗는 게 1차 목표고, 말도 안 되는 혐의 씌운 경찰 담당자들, 증거 같지도 않은 증거를 보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공권력 남용 혐의로 처벌하고 좌천시키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며 거센 저항을 예고했다.

지난 8일 SBS '8뉴스'는 경찰이 워마드 운영자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보도했다.

“워마드 사이트 운영자에 체포영장 발부됐다”

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지자 일베 수사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 편파수사라고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8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워마드 편파 수사 하지 마라'는 내용의 청원도 올라왔다.

경찰청은 지난 9일 "일베도 수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검거 수치까지 공개해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