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이혼 재판' 통역시킨 엄마 사연 (+반전 주의)

2018-08-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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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살면서 영어를 못 하는 엄마 때문에 고민이라는 딸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에 살면서 영어를 못 하는 엄마 때문에 고민이라는 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안녕하세요'에서는 영국에 사는 13살 소녀가 고민을 안고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는 엄마가 모든 일에 통역을 시키는 상황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음식 주문부터 집에 사람을 불러 수리하는 일까지 모든 통역은 딸 몫이었다. 심지어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는데 재판 통역까지 했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은 깜짝 놀랐다.

스튜디오에 나타난 엄마는 "제가 사는 곳이 한인타운이라 10년 넘게 살아도 영어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재판 통역에 대해서는 "제가 그때 제일 힘들었다. 민감한 거라 되도록 아이한테 안 시킨다"라면서 "재판을 6차까지 했었는데 변호사가 그때 급하게 이야기해달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한두 번 정도 '이거 맞냐'고 물어본 적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엄마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한국에서는 미용사로 일했던 엄마는 영국에서 현재 미용 보조 일을 하고 있다.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인 사유리는 "저도 영국에 있는 일본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영어 못한다"라고 깜짝 고백했다. 그는 "그래서 엄마가 이해된다"면서 "엄마가 전업주부였으면 공부할 시간이 많았을 거다. 일도 하고 아이도 돌보면서 영어 공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엄마 처지를 대변했다.

곰TV, KBS '안녕하세요'

스튜디오에 엄마의 친구가 출연해 평소 친구가 어땠는지도 전했다. 그는 "민서(딸) 위주로 살던 친구였다. 민서 잠 일찍 재워야 된다고 저녁 약속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건강을 위해 아이 도시락도 싸오고 의류에 남은 잔류 농약 때문에 옷도 많이 빨아서 입혔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도 미용 일을 하기 때문에 안다. 일이 끝나면 힘들어서 공부하기가 힘들 것이다"라고도 했다.

MC 신동엽 씨는 "저도 아이 키우면서 알게 됐다. 자식은 부모님이 얼마나 희생하는지 잘 모른다"면서 "타국에서 아이 혼자 키우면서 마음고생 많이 하시지 않았냐"라고 물었다.

엄마는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먼저 내비쳤다. 그는 "저보다 민서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민서 18개월 때 아빠가 영국에 간 후 7년 만에 만나고 이런 일이 터졌다. 앞으로 민서가 아빠 없이 커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딸도 속마음을 털어놨다. "(엄마한테 영어를 배우라고 한 건) 엄마가 창피 당할 수 있을까 봐 그런 거였다"라고 말하며 울었다.

출연진들은 엄마가 영어를 배우려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MC 이영자는 "일단 쉬운 영어로 욕부터 배워라"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home 박송이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