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AI 시장 뛰어든 게임 3N..매크로 등 불법프로그램 차단 성과

2018-08-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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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 내일 접속할 확률과 맞춤형 마케팅 등 “AI 학습은 진화중”

넥슨의 서든어택에 불법프로그램 '월핵'을 설치한 모습 담 너머의 캐릭터가 투시되고 있다
넥슨의 서든어택에 불법프로그램 '월핵'을 설치한 모습 담 너머의 캐릭터가 투시되고 있다

“AI는 게임 제작에 있어 지루한 수작업을 줄이고 사람은 창조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경종 엔씨소프트 게임AI랩 실장이 지난 9일 열린 'AI게임토크' 행사에서 AI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안 얘기다.

게임업계가 AI를 게임에 접목하는 것은 물론 평소 고급 인력이 투입됐던 분야에도 적극 활용하기 위해 R&D(연구개발)등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인재를 영입하거나 관련조직에 힘을 실어주는 등 이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위 업계 빅3로 불리는 3N(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사는 앞다퉈 AI기술을 게임 유관분야에도 적용하고 있다. AI기술을 게임과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 게임 외 분야까지 AI기술을 확대해 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분위기다.

각 게임사별 AI 이용 현황을 보면 우선 넥슨(대표 이정헌)은 게임 내 불법프로그램 이용을 차단하는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AI로 자연스러운 플레이와 매크로를 이용한 인위적 플레이를 구분해 불법프로그램을 잡아내는 것이다.

현재 넥슨은 자사 게임 시스템에 AI 기반 ‘이상탐지 시스템’을 적용해 게임내에서 발생하는 불법프로그램을 판별해 제재하고 있다. 이 시스템으로 서든어택의 ‘월핵’(벽 너머를 투시하는 어뷰징), 마비노기의 ‘아이템 복사’ 행위를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

또 '메이플스토리'에서는 자동사냥 프로그램을 잡아내는 등 AI를 이용해 인간 개발자가 적발하기 힘든 게임 내 불법프로그램을 잡아내기도 한다.

넥슨은 앞으로도 AI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4일 열린 NYPC 토크콘서트에서 강대현 넥슨 부사장은 "넥슨은 이용자의 과거 게임 플레이 내용을 다 모아서 학습하고 내일 들어올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며 "이미 90%쯤 개발돼 올 연말엔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스템이 완성되면 넥슨은 AI를 통해 이용자가 게임에 접속하지 않는 이유도 추론할 수 있어 이 결과를 기반으로 이용자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엔씨소프트의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
엔씨소프트의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자사 MMORPG 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 에서 AI 콘텐츠를 서비스 중이다. 기존 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학습한 AI가 전투상황에서 적절한 액션을 선택해 인간 이용자를 상대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달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페이지’를 출시하는 등 게임 외 다방면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페이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야구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성·요약·편집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팀과 선수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야구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AI게임토크 2018'프로그램에서 엔씨는 게임 방송에 적용 가능한 AI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이는 게임 하이라이트 구성을 위한 정보 자동 추출 기술로 AI가 스스로 e스포츠 승부처 구간을 모아 영상을 편집한다.

이경종 엔씨소프트 게임AI랩 실장은 “하드코딩 된 AI는 인간 수준 레벨을 달성하는데 30시간, 강화학습AI는 슈퍼인간레벨에 도달하는데 이틀이 걸렸다”며 AI를 발전시킬 수 있는 강화학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AI 강화학습은 컴퓨터가 기존 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학습하고 새로운 작업을 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그는 이어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가장 복잡한 게임을 풀 수 있는 강화학습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라며 “AI가 복잡한 실시간전략게임 풀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넷마블의 '아이언쓰론'에서는 AI가 유저를 대신해 데스매치 경기를 치룬다
넷마블의 '아이언쓰론'에서는 AI가 유저를 대신해 데스매치 경기를 치룬다

넷마블(대표 권영식·박성훈)은 지난 3월 ‘넷마블인공지능레볼루션센터(NARC)’를 설립하고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서 20년간 AI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관련 연구를 이어온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하며 AI 기술 개발에 아낌 없는 투자를 쏟고 있다.

넷마블은 자사의 대규모 다중접속게임 ‘아이언쓰론’에 AI요소를 접목 시켰다. 아이언쓰론의 팀 데스매치에 충분한 인원이 모이지 않았을 경우 AI가 유저를 대신해 게임을 한다.

넷마블은 앞으로도 AI를 통해 게임내 사용자 성향 및 행동패턴을 이해하고 국가별, 사용자별 맞춤형 콘텐츠와 상품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유저 이탈 유형 분석을 통해 이용자의 불만을 파악하고 이탈을 막는다.

또 게임 제작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아트 작업 등에 AI를 접목해 개발 과정의 자동화와 효율화를 가져올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성훈 넷마블 공동대표는 "AI와 블록체인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공부 중인 분야로 공부를 할 수록 게임과의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게임과 연관성을 강화하고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올 하반기 게임 업계의 AI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home 김오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