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부재 속 휘청이는 롯데

2018-08-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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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5위 중 상반기 유일하게 투자 감소, 하반기 투자도 깜깜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연합뉴스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그룹 계열사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부재 장기화에 따른 투자 지연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재계 5위 대기업 중 올 상반기 유일하게 투자가 감소했다.

황각규 비상경영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부회장단이 경영 전반을 이끌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나 글로벌 진출, 인수·합병(M&A) 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책임 소재가 생기는 대규모 투자의 경우 잘못된 판단이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어, 전문경영인이 이 같은 부담감 때문에 투자에 있어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 주가는 연일 신저가 갱신 중이다. 롯데지주 주가는 지난해 10월 말 재상장(6만4000원) 대비 약 25% 가까이 하락한 4만8200원을 기록했다. 재상장 후 장중 한때 8만20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가끼 떨어진 셈이다.

롯데쇼핑, 롯데정보통신 등 자회사들도 동반 하락세다.

증권업계는 롯데지주 주가와 계열사 약세 원인에 대해 지난 2월 신 회장의 갑작스러운 구속 후 총수 부재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롯데가 해외 사업 추진 기회 등을 상실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으로 봤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 구속 후 황각규 비상경영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부회장단이 경영 전반을 이끌면서 현상 유지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앞으로 투자규모와 사업전략, 고용 확대 등에 대한 윤곽을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려가 큰 분야는 해외 사업이다. 신 회장이 해외 정·재계 관계자들과의 인맥과 그들과의 신뢰를 통해 주요 현안을 챙겨왔지만 신 회장의 부재로 차질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10조원이 넘는 공격적 해외투자와 호텔롯데 상장 등 야심차게 ‘뉴롯데’ 출범은 알렸지만 최종 의사 결정권자가 부재한 상황이라 대규모 투자나 전략적 접근이 원활하지 못해 수정이 불가피하다.

롯데그룹은 실제 재계 5위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 금액이 줄기도 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5대 그룹의 올 상반기 투자액(유무형자산 취득액, R&D 투자 제외)을 집계한 결과, 롯데그룹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0.5% 감소한 8791억원을 투자했다.

같은 기간 삼성이 15조4272억원을, SK는 10조2059억원을 투자했다. LG는 7조4291억원, 현대자동차는 3조2918억원을 썼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가의 경우 현지 최고위층과의 협의에 총수 등이 나서야할 때가 많다”며 “롯데의 경우 총수 부재는 중요한 사업 기회에서도 불가피하게 배제되는 상황이 발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이 내수부진에 따른 저성장 및 일자리 문제 해소에 적극 나가기 위해 잇단 투자 계획을 밝히기고 있지만 롯데의 경우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보니 대규모 투자는 물론 대외활동까지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home 정은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