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오지 않으려 했다...” 축협이 서럽게 토로한 국대 감독 선임 과정

2018-08-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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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벤투 감독이 협상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김판곤 국대 감독 선임위원장 /이하 뉴스1
김판곤 국대 감독 선임위원장 /이하 뉴스1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 선임위원장은 17일 오전 파울루 벤투(Paulo Bento) 전 포트투갈 대표팀 감독을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판곤 위원장은 감독을 고르는 과정에서 겪었던 온갖 어려움과 서러움도 털어놓았다.

김 위원장은 팬들이 원하는 '명장들'은 현실적으로 데려오기가 어려웠다고 실토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과정을 통해 다시 현실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포트폴리오에 있었던 감독들은 누가 와도 팬들이 만족할 만한 인물이었다. 협회가 이번에는 높은 금액을 책정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감독과 유럽 중심에서 활동하는 감독과 접촉했다"고 했다.

이어 "현실은 달랐다. 몇몇 대리인들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요구했고, 어떤 감독들은 다른 곳에서 오퍼가 오니 거절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우선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들이 좋아할 감독과 접촉을 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한국행의 명문을 바라며 거액을 요구한 감독도 있었고, 한국 축구는 손흥민과 기성용 밖에 모른다는 이도 있었다. 진정성이 없는 감독이라면 의미가 없었다"고 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실명을 거론하지 않은 한 후보와의 접촉 과정에 대해서 상세히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해당 감독은) 자신은 아직 젊고, 축구 중심에 있고 싶고,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 있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이야기했다"면서 "우리가 준비한 대표팀 영상도 보여줬고 우리가 아시아 톱이고 당신이 오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지만 거부감을 보였다"고 했다.

이어 "대리인은 우리가 줄 수 있는 맥시멈 금액 제시를 요구했다. 우리는 그 동안 나오지 않았던 금액까지 이야기했지만, 그 정도 금액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만나보고 설득하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50대 초반 감독이었다는 점에 비춰, 이 후보는 키케 플로레스 감독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또 다른 감독 후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른 후보는 자기가 축구 중심인 유럽에 있는데 자기가 아시아로 가야 한다면 정말 큰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은 큰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다. 대리인을 통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월드컵에서 매력있는 플레이를 보였던 감독들을 리스트에 놓고 접촉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실패한 감독'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 김판곤 위원장은 “실패를 인정한다. 하지만 내용은 괜찮았다. (오히려) 스크래치가 있기에 한국에 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이 가장 협상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미팅 장소에 자신과 함께 일하는 전문 코치 4명을 함께 대동했을 정도다.

김판곤 위원장은 "수비는 좋지만, 공격에 창의성이 없다는 다소 무례한 내 질문에도 명확하게 답했다”라고 말한 뒤 “벤투 감독도 매력적이지만 그의 팀이 뛰어났다. 전문적 지식을 모두 겸비했다"라고 했다.

그는 "벤투 감독은 실패가 있지만 한국에서 다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코치 4명(세르지오 코스타 수석코치, 펠리페 코엘류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르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과 함께, 20일 한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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