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하고 너무 힘들다” 극단적 선택한 50대 경찰이 남긴 유서

2018-08-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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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 사람은 서장”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상사와 갈등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50대 경찰관 자필 유서가 공개됐다.

20일 뉴시스는 숨진 A씨 아내가 공개한 A4용지 4쪽 분량 자필 유서를 단독 보도했다. 이 유서에서 A씨는 상사 폭행과 막말이 있었다며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A씨는 "너무 억울합니다"라며 "OOO(B 팀장)은 언젠가부터 나를 장난감처럼 대하여 폭행, 막말했다. 너무 실망과 배신당했다"라고 썼다. 그는 올해 1월부터 최근 정기인사발령 전까지 전임근무지 팀장 B씨와 갈등을 겪었다.

A씨는 B 팀장의 폭언과 폭행 사실을 청문감사관실에 알렸지만 조사과정에서 당사자와 주변 설득으로 이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후 B 팀장과 후배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왕따를 하고 다른 직원들은 저를 따르는데 너무 힘들었다"라고 썼다.

그는 또 경찰서장을 언급하며 피해자인 자신이 오히려 인사조처 때문에 친한 동료들과 헤어져야 해 충격이라고 썼다.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 사람은 서장"이라고 주장했다.

A씨 아내는 "아무도 억울함을 들어주지 않아 남편이 자살을 최후 방법으로 생각한 것 같다"라며 "B 팀장이 반성하고 사과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17일 A씨는 경기도 수원 구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유서는 유족이 A씨 글씨체가 맞다고 확인해 별도 필적 감정을 받진 않았다.

그는 지난 10일 갈등이 있었던 B 팀장을 폭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었다. 이후 경찰청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진정서를 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