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 덕본 삼양 '상쾌환'…전통 강호 '컨디션·여명' 제칠까

2018-08-2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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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숙취해소제 시장…해장우유까지 등장

삼양사 상쾌환(왼쪽), CJ헬스케어 컨디션. 사진/연합뉴스
삼양사 상쾌환(왼쪽), CJ헬스케어 컨디션. 사진/연합뉴스

숙취해소제 시장이 여름 무더위 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의 강자인 컨디션과 여명808, 모닝케어 등 이른바 ‘빅3’가 90% 이상 점유하던 시장에 신흥 강자인 상쾌한 등이 가세하면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는 형국이다.

지난 2013년 삼양사가 내놓은 ‘상쾌환’은 올해 편의점 상반기 숙취해소제 매출에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르면서 컨디션 등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1800억원을 돌파하자 식음료업체들도 술꾼들의 보디가드를 자청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빅3’의 매출 비중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상쾌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0일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그래미(대표 남종현)의 여명808이 올해 상반기 전체 숙취해소 제품에서 차지한 매출 비중은 28.1%이며 CJ헬스케어(대표 강석희) 컨디션, 동아제약(대표 최호진) 모닝케어가 각각 19.5%, 7.6%로 그 뒤를 이었다.

업계 ‘거성’은 1992년 첫 선을 보인 컨디션이다. 김민수 CJ헬스케어 전략지원실 대리는 "올해 컨디션 상반기 매출은 약 300억원이다. 숙취해소제 시장의 문을 연 컨디션은 국내 최초 숙취해소 연구센터에서의 지속적인 효능 연구를 바탕으로 장수하고 있다"고 비결을 전했다.

최근엔 프리미엄 시장도 개척 중이다. 지난해 11월 월계수 잎, 백년초 등을 추가해 병당 1만원인 ‘컨디션CEO’을 선보인 CJ헬스케어는 가수 김건모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우고 있다. 김 대리는 “향후 티피오(TPO, Time·Place·Occasion)에 맞는 환, 겔, 엑기스 등의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명808’은 지난 1998년 등장해 숙취해소제 시장을 평정했다. 컨디션이 출시된 이후 대상, 롯데칠성 등이 진출했지만 시장점유율은 미미했다. 당시 ‘여명808’은 요란한 복장의 응원단이 등장해 ‘숙취해소 808 여명 808, 음주전후 숙취해소, 정말 좋아요 여명 808’이란 노래를 부르는 일명 ‘병맛 광고’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애주가들 사이에서 입에 오르내리는 데 성공했고 매출 신장을 이뤘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명808'은 연평균 1500만캔이 생산되고 있으며 홍콩, 일본, 중국 등 각국에 연평균 20~30억원 규모가 수출되고 있다.

2005년 출시된 동아제약의 ‘모닝케어’도 장수 제품 중 하나다. 카레의 주성분인 강황을 넣었다.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모닝케어 레이디’도 인기다. 상반기 세븐일레븐 숙취해소음료 중 5번째로 많이 팔렸다. 이 제품은 기존 숙취해소 음료와 비교해 산뜻한 블루베리 맛과 히알루론산 성분이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삼양사가 환 형태의 ‘큐원 상쾌환’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애주가들의 반응은 상쾌했다. 세븐일레븐 상반기 숙취해소제 매출 구성비 현황에 따르면 상쾌환의 판매 비중은 17.4%로 ‘빅3’ 중 하나인 ‘모닝케어’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정준호 삼양홀딩스 홍보팀 차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1000만포가 판매됐다"며 "이는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수치이다"고 말했다.

삼양사의 제품도 좋지만 마케팅 전략도 먹혀들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출시 전 젊고 발랄한 이미지를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tvN 드라마 ‘응팔’(응답하라1988) 덕선으로 유명한 걸그룹 혜리를 모델로 세웠다. 경쾌한 이미지의 혜리가 초기 목표를 이루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헛개나무, 산사나무 열매, 칡꽃 등의 농축액과 여러 가지 효모추출액을 고농축 한 환 형태로 휴대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한독(대표 김영진)의 ‘레디큐’는 ‘한국여행 구매 필수 리스트’에 올랐다. 망고 맛, 바나나 맛 두 가지로 구성된 젤리 ‘레디큐-츄’는 유커 사이 입소문을 타며 올해 상반기 381만개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인기로 숙취해소제로는 유일하게 국내 면세점 입성에 달성했다.

한편 숙취해소제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자 식음료업계도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푸르밀(대표 신동환)은 헛개를 첨가한 해장 우유 ‘속풀어유’를 선보였다. 이 밖에 롯데칠성(대표 이영구)이 ‘아침헛개 허니꿀물’을, 해태htb(대표 김철하)가 ‘갈아만든배 바이 숙취비책’ 등의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으며 숙취해소음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성장하는 숙취해소제와 음료시장에서 하반기 또 다른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받고 있다.

home 권가림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