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같이 일했던 사람이 조카?” 영화같은 이산가족 사연

2018-08-20 18:10

add remove print link

"조카 명단을 받아보니 이름도 같고 나이도 비슷해서 놀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연합뉴스

영화 같은 한 이산가족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형수와 조카를 만나러 간 김종삼(79) 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종삼 씨는 6~7년 전까지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 15명과 함께 목수로 일했다. 그는 "(함께 일했던 북한 근로자 중에) 50살 정도 되는 김학수 씨가 있었다"라며 "조카 명단을 받아보니 이름도 같고 나이도 비슷해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김종삼 씨는 개성공단에서 김학수 씨와 함께 일할 때 그에게 양말과 콘크리트못 등을 챙겨주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함께 일했던 김학수 씨가 조카인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삼 씨 고향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이다. 그는 "개성공단에는 파주 인근 북쪽에서 오는 인부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큰형 김영태 씨가 인민군에 징집되자 그는 부모님, 8남매와 함께 남쪽으로 피난을 갔다.

그는 "인민군으로 징집됐던 큰형이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군에서 편지를 보내왔다. 중국으로 통신병과 교육을 받으러 간다는 내용이라 전사하지 않았으리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김종삼 씨는 형수 선물로 블라우스, 조카 선물로는 티셔츠와 양말, 벨트 등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아들과 67년 만에 상봉하는 이기순(91) 씨 사연과 생이별한 여동생 2명과 재회하는 김춘식(80) 씨 사연도 전해졌다. 김 씨는 "한 달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부모님과 함께 피난을 떠나면서 여동생 두 명은 조부모님 댁에 맡겼다고 말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