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진압하는 소방관 데이터 속도 '1/200'로 줄인 통신사

2018-08-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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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은 역사상 최대 산불로 기록됐다.

본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 셔터스톡
본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입니다 / 셔터스톡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소방서 측 긴급 요청을 무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발생한 대형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들이 갑자기 느려진 데이터 속도로 구호 작업에 차질을 빚었다.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발생한 '멘도시노 콤플렉스' 산불은 지난달 말 발화해 3주간 서울시 3배 면적 산림을 태우며 재난 역사상 최대 산불로 기록됐다.

미국 매체 CNN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카운티 소방서 앤서니 보든(Bowden) 서장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인터넷 속도 제한이 위기 대응과 필수 응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방당국 능력을 저해한다는 통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버라이즌 측이 데이터 전송 속도를 1/200로 낮췄다"고 말했다.

서장은 "인터넷은 화재진압 차량 수백 대와 소방헬기, 소방 요원 수천 명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조직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인터넷 속도가 전화 연결 속도보다 더 느려지면서 소방관들은 다른 기관 인터넷을 연결하거나 본인 개인기기를 사용해 통신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방서는 정부가 정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규정에 따라 계약을 맺었지만, 버라이즌은 특정 기준을 초과하면 속도가 늦어지는 계약 조건을 언급하면서 소방서 긴급 요청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보든 서장은 화재가 시작되기 전부터 버라이즌과 가격 협상을 벌인 이메일들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

문건에는 "더 높은 요금제를 채택할 때까지 데이터 상한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버라이즌의 입장이 담겨있었다.

헤이디 플래토(Flato) 버라이즌 대변인은 "우리는 응급 상황에서 데이터 속도 제한을 철회하는 관행을 갖고 있고 많은 경우 이를 실행해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우리가 고객이 요청했을 때 속도 제한을 철회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home 조영훈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