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답장 왜 안해?” 흉기로 친구 찌른 우울증 환자 50대

2018-09-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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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배와 왼쪽 팔을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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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문자 메시지에 답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 우울증 환자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강혁성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황 모(54) 씨에게 징역 5년 및 10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3월 21일 오후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온 A씨의 사무실 앞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의 배와 왼쪽 팔을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황씨는 A씨의 사무실을 찾아갔다가 문이 잠겨 있고 연락이 닿지 않아 이날 오후 1시15분께부터 2시 30분까지 여러 차례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자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다시 사무실로 찾아가 A씨를 밖으로 불러내 준비해 간 흉기를 바닥에 던지며 "한 번 붙자. 네가 (흉기를) 써라"라고 말고, A씨가 이를 무시하고 돌아서자 바닥에 던졌던 흉기로 범행했다.

장기가 손상되는 부상을 입은 A씨가 곧바로 사무실 안에 있던 다른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자 황씨는 자리에서 도망쳤다.

2011년 망상과 환청을 동반한 중증 우울증, 불면증 진단을 받아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아온 황씨는 A씨의 사무실에서 식사하는 등 자주 드나들며 친하게 지내온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며 정신질환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황씨가 흉기를 들고 A씨 사무실로 이동한 점에 비춰볼 때 계획성이 엿보이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점 등에 비춰볼 때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점, 범행 방법이 매우 위험한 점, 피해자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황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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