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신동빈 부재 불구 회사채 '완판'

2018-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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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모집에 8천억 넘게 몰려...증액 검토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뭉칫돈이 몰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당초 회사채 모집액 1000억원의 8배 달하는 투자 수요를 이끌어 내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지난 4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5년물 500억원에는 4700억원 어치가, 10년물 500억원에는 3600억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1000억원 모집에 8300억원의 수요가 몰린 셈이다.

수요예측 전까지만 해도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발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았다. 기관들이 믿고 사는 AA+등급이긴 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으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발행 규모를 크게 웃도는 뭉칫돈이 들어오자 롯데케미칼은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갚아야 할 회사채 규모도 5700억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업계는 이번 롯데케미칼의 흥행 요인으로 희망금리 밴드를 개별 민평 수익률의 산술평균에 -0.30%p ~ +0.10%p 를 가산한 수준에서 정하는 등 비교적 넓게 잡아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힌 것도 주효했지만 LG화학과 함께 업계 '빅2'의 탄탄한 시장 지위, AA+의 안정적인 신용등급 등에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 여파로 2014년 영업이익이 3509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듬해인 2015년부터 줄곧 조 단위의 이익 규모를 달성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 규모는 1조 3633억원으로, 전년(1조 447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동종 업계 중 가장 많이 벌었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곳간엔 현금이 쌓여갔다. 2014년 1조 2832억원에 그치던 현금성자산 규모는 매년 불어나 지난해 말 4조 8743억원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 상반기는 4조 950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3조 1987억원 보다 1조 7513억 원을 더 쌓았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