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폐지 줍는 할머니가 일하면서 겪은 ‘비상식적’ 행동들

2018-09-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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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리어카를 세워두고 폐지 주우러 다녀오면…"

곰TV, KBS2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

손주들을 키우기 위해 17년째 폐지를 줍는 할머니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방영된 KBS2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에는 할머니가 폐지 줍는 일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손녀가 출연했다.

이하 KBS2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
이하 KBS2 '대국민 토크쇼-안녕하세요'

손녀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할머니가 저와 동생을 돌봐주셨다"라며 "이제는 나도 돈을 버니까 할머니가 쉬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MC 신동엽 씨는 할머니에게 "오늘은 방송국 오느라 일을 못 하셨겠다"라고 하자 할머니는 "어제 일을 하고 왔다"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요즘 몸이 아파서 폐지를 3kg 정도밖에 줍지 못한다"라며 "1kg당 30원을 주는데 10원 보태 100원을 주더라"라고 얘기했다. MC 김태균 씨는 "손녀가 용돈도 주는데 왜 100원 벌겠다고 그렇게 일을 하느냐"라며 속상해했다.

할머니는 "쉬다가 내 자리를 뺏기면 영원히 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라며 "그것 때문에 우리 새끼들 못 돌보면 어떡하느냐"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할머니는 또 "내가 손녀 돈 받아서 쓰면 손녀는 어떡하느냐"라며 "내가 보태줄 돈이 있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나는 나중에 손녀가 결혼해도 이불 하나 사줄 힘도 없다"라고 털어놨다.

손녀는 "폐지 줍는 일이 너무 위험하다"라며 "교통사고 날 뻔한 적도 여러 번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할머니가 밤늦게 횡단보도를 지나갈 때면 리어카를 겨우 비껴가는 차들도 있고, 경적을 울리는 차들도 많다"라고 얘기했다.

손녀는 "내가 보는 앞에서 할머니에게 '미친 노망네'라며 '신호도 안 보고 다닌다'라고 화내는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또 "음주 운전을 하던 사람이 할머니 리어카를 친 적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할머니는 "그래도 아직 세상엔 인심이 있다"라며 "밖에 나가면 이 사람 저 사람이 물 한 모금이라도 떠다 주고 사탕이라도 하나 챙겨준다"라고 말했다.

MC 이영자 씨는 "그럼 손녀에겐 말하지 못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일이 뭐냐"라고 물었다. 할머니는 "사람들이 나를 괄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리어카를 세워두고 폐지 주우러 다녀오면 내 리어카를 다른 쪽으로 끌어다가 두는 사람들도 있다"라며 "그렇게 심술을 부리기도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영자 씨는 "손녀는 할머니가 그렇게 괄시받고 마음을 다치는 걸 못 보겠는 거다"라며 안타까운 사연에 함께 마음 아파했다.

home 김보라 story@wikitree.co.kr